포스트 블랙리스트… 이성열 감독 “국립극단, 시대에 발맞추겠다”
작성일2018.01.25
조회수120
블랙리스트 피해자에서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동시대적인 연극 추구
'썩은물' 안되려면 열려있어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연극은 시민의 빵이자 거울이다.”
이성열(56) 신임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극을 빵과 거울에 비유하며 블랙리스트로 상처입은 한국 연극계를 보듬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24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 있는 국립극단 소극장판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시대적인 연극을 추구하는 것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국립극단을 이끌어 가겠다”며 “한국 창작 연극을 중심으로 시대와 함께하는 국립극단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11월부터 김윤철 전 예술감독의 뒤를 이어 국립극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10여년 간 연극계는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였고 국립극단도 자기검열의 모순에 빠졌다”며 “한국 연극계에 치유와 개혁이 필요한 때며 국립극단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립극단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연극 ‘개구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사전 검열을 하는 등 정치적 성향에 따라 예술가를 배제하는 블랙리스트 사태를 촉발해 논란에 휘말렸다. 이 감독은 블랙리스트 사태로 위기를 맞은 국립극단을 이끌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
그 해결책을 연극인 및 관객과의 토론과 고민에서 찾겠다고 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극단이 특정한 정치 색깔을 띄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쉽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한 그는 “어떤 의견이든 다 표현할 수 있는 게 가장 선진적인 것”이라고 창작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국립극단을 ‘한국 연극의 종갓집’이라 표현하되 정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립극단은 한국에서 가장 큰 연극단이며 지켜야 할 가치가 많아 보수적일 수밖에 없지만 고인 물은 결국 썩기 마련”이라며 “한국 연극의 전통과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서라도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를 겪으며 우리 사회는 1987년만큼 격변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아마 후대의 사가들은 지금을 아주 중요하게 기록할 것이다. 국립극단도 시대와 발을 맞추도록 하겠다.”
국립극단의 2018년 시즌 레퍼토리도 함께 공개했다. 이 감독은 국립극단이 운영하고 있는 3개 극장의 특징을 살려 라인업을 꾸렸다. 명동예술극장은 관객 중심으로 완성도 높은 명작을 주로 공연한다. 백성희장민호극장은 작가중심의 창작극장으로 육성한다. 소극장 판은 실험성 높은 극 위주로 젊은 연출가를 발굴한다.
레퍼토리 ‘3월의 눈’(2월 7일~3월 11일 명동예술극장)과 ‘가지’(2월 21일~3월 18일 백성희장민호극장)을 시작으로 ‘성’(3월 23일~4월 15일 명동예술극장), ‘얼굴도둑’(5월 11일~6월 3일 백성희장민호극장), ‘리처드3세-충성심의 구속’(가제, 6월 29일~7월 1일) 등을 선보인다. 흥행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9월 5일~10월 1일 명동예술극장)과 지난해 연극계 화제작인 ‘말뫼의 눈물’(4월 5~22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손님들’(6월 26일~7월 15일 소극장 판)도 재공연 및 초청공연으로 올린다.
콘텐츠 개발도 장려한다. ‘빨간우체통’과 ‘연출의 판’ 등 신인과 기존의 중견 창작가들의 새 작품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윤한솔 극단 그린피그 대표를 ‘연출의 판’ 예술감독으로 임명해 지휘를 맡겼다. 연출가 박해성, 남인우, 하수민, 김지나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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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연극은 시민의 빵이자 거울이다.”
이성열(56) 신임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극을 빵과 거울에 비유하며 블랙리스트로 상처입은 한국 연극계를 보듬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24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 있는 국립극단 소극장판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시대적인 연극을 추구하는 것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국립극단을 이끌어 가겠다”며 “한국 창작 연극을 중심으로 시대와 함께하는 국립극단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11월부터 김윤철 전 예술감독의 뒤를 이어 국립극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10여년 간 연극계는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였고 국립극단도 자기검열의 모순에 빠졌다”며 “한국 연극계에 치유와 개혁이 필요한 때며 국립극단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립극단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연극 ‘개구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사전 검열을 하는 등 정치적 성향에 따라 예술가를 배제하는 블랙리스트 사태를 촉발해 논란에 휘말렸다. 이 감독은 블랙리스트 사태로 위기를 맞은 국립극단을 이끌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
그 해결책을 연극인 및 관객과의 토론과 고민에서 찾겠다고 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극단이 특정한 정치 색깔을 띄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쉽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한 그는 “어떤 의견이든 다 표현할 수 있는 게 가장 선진적인 것”이라고 창작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국립극단을 ‘한국 연극의 종갓집’이라 표현하되 정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립극단은 한국에서 가장 큰 연극단이며 지켜야 할 가치가 많아 보수적일 수밖에 없지만 고인 물은 결국 썩기 마련”이라며 “한국 연극의 전통과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서라도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를 겪으며 우리 사회는 1987년만큼 격변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아마 후대의 사가들은 지금을 아주 중요하게 기록할 것이다. 국립극단도 시대와 발을 맞추도록 하겠다.”
국립극단의 2018년 시즌 레퍼토리도 함께 공개했다. 이 감독은 국립극단이 운영하고 있는 3개 극장의 특징을 살려 라인업을 꾸렸다. 명동예술극장은 관객 중심으로 완성도 높은 명작을 주로 공연한다. 백성희장민호극장은 작가중심의 창작극장으로 육성한다. 소극장 판은 실험성 높은 극 위주로 젊은 연출가를 발굴한다.
레퍼토리 ‘3월의 눈’(2월 7일~3월 11일 명동예술극장)과 ‘가지’(2월 21일~3월 18일 백성희장민호극장)을 시작으로 ‘성’(3월 23일~4월 15일 명동예술극장), ‘얼굴도둑’(5월 11일~6월 3일 백성희장민호극장), ‘리처드3세-충성심의 구속’(가제, 6월 29일~7월 1일) 등을 선보인다. 흥행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9월 5일~10월 1일 명동예술극장)과 지난해 연극계 화제작인 ‘말뫼의 눈물’(4월 5~22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손님들’(6월 26일~7월 15일 소극장 판)도 재공연 및 초청공연으로 올린다.
콘텐츠 개발도 장려한다. ‘빨간우체통’과 ‘연출의 판’ 등 신인과 기존의 중견 창작가들의 새 작품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윤한솔 극단 그린피그 대표를 ‘연출의 판’ 예술감독으로 임명해 지휘를 맡겼다. 연출가 박해성, 남인우, 하수민, 김지나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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