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현 "황후 아닌 굴곡진 여성의 삶 표현하고파"

3년 만에 ‘명성황후’ 다시 출연 카리스마 대신 연민 담으려 노력 남편 손준호와 호흡.. “일곱 살 난 아이도 뮤지컬 넘버 흥얼대요”
배우 김소현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3년 만이다. 배우 김소현이 뮤지컬 ‘명성황후’에 다시 출연한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한 작품이다.

김소현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3년 전 명성황후를 연기하며 느꼈던 아쉬움을 이번 기회에 털어내고 싶다는 바람도 남겼다. 자신에게 여우주연상(제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을 안겼지만 동시에 후대의 평가가 엇갈리는 실존인물이라 부담스럽다. 이전보다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과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교차한다.

“새롭게 연기하는 명성황후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굴곡진 삶을 살아야 했던 한 여성의 내면이 잘 보일 것 같아요. 3년 전엔 여장부로서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인간으로서의 내면 갈등을 잘 보여주지 못했죠. 이번에는 명성황후의 삶 자체를 더 이해하려고 했어요. 여러 행적으로 후대의 평가가 엇갈리지만 ‘왜 그랬을까’에 집중하니 오히려 인물에 애정이 생겼고 이를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싶어요.”

김소현에게 이번 공연은 각별하다. 남편인 배우 손준호와 함께해서다. 손준호가 극중 고종으로 출연해 부부가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부부가 하루종일 ‘명성황후’를 흥얼거리는 바람에 올해 일곱 살인 아이까지 동요 대신 뮤지컬 넘버를 부르고 있단다. 김소현은 “남편과 한 작품에 출연하는 바람에 온종일 어떻게 연기할까만 이야기한다”며 웃었다.

‘명성황후’ 속 명성황후는 이전과는 다소 다르다. 화려함보다 비극에 집중한다. 첫 장면도 바꿨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화려한 결혼식이 아닌 을미사변 직후의 재판장면이다. 국모를 시해한 일본 자객들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그 재판이다. 김소현은 “화려하게 시작하지 못한 것은 아쉬우나 관객들이 명성황후의 비극적인 삶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극적인 장치”라고 만족해했다.

“명성황후는 어쩌면 시대를 너무 앞선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종을 사랑하고 내조하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비극을 맞았죠. 과분한 굿을 벌이는 등 사치를 했다지만 어쩌면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자의 아픔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죠. 평가가 갈리는 만큼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인물입니다. 3년 전과 비교해 외향적인 면보다 내면에 집중하는 이유기도 해요.”

김소현은 얼굴이 반쯤 가려진 ‘뮤지컬 명성황후의 포스터’가 명성황후의 삶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여러 안이 있었지만 본인이 강력하게 주장해 지금의 버전을 채택했다. 앞날을 예견했었는지 암살당할 것을 우려해 사진 찍는 것조차 꺼렸다는 명성황후가 포스터 속에서 맞잡은 두 손의 이미지로도 여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낸다. 김소현은 “포스터에 담기지 않은 명성황후의 두 눈은 연기로 완성하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명성황후’는 고종의 왕비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후였던 명성황후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대형 창작뮤지컬이다. 19세기 말에 허약한 국권을 지키기 위해 일제에 맞서다 최후를 맞는 명성황후의 삶을 그린다. 3월 6일부터 4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명성황후’ 포스터
배우 김소현이 2015년에 열린 ‘명성황후’ 공연에서 ‘백성이여 일어나라’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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