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아 대형 뮤지컬 속속 개막
초연·창작 보다 익숙한 대작이 중심
‘미투’ 여파.. 마초이즘 거세
|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한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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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현 기자]‘미투’로 움츠렸던 뮤지컬계가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켠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극장을 찾는 관람객이 늘었다. 공연 비수기를 지나 대형 뮤지컬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초연 뮤지컬보다 그동안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대작이 많다. 고전으로 손꼽히는 명작을 원작으로 하거나 유명작이 많고 스타들을 캐스팅해 뮤지컬이 낯선 관객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반갑다! 대작 뮤지컬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닥터 지바고’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세기 초 전쟁과 혁명으로 혼란한 러시아를 배경으로 금지된 사랑을 하는 남녀의 이야기다. 류정한·박은태가 유리 지바고를 연기하며 조정은·전미도가 라라 역을 맡았다. 2012년 국내서 초연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2015년 미국에 진출했으나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한 후 수정을 거쳐 재공연한다. 제작사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아쉬운 점을 바꿔 새롭게 선보인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러시아 혁명과 1차 세계대전의 혼란을 그리지만 사랑에 대한 깊이와 가치를 느끼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소개했다.
5월22일에는 뮤지컬 ‘시카고’가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 열네 번째 공연을 시작한다. ‘시카고’는 지난 10일 현대홈쇼핑과 손잡고 VIP석과 R석 예매권을 50%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뮤지컬 시카고 주연 배우인 최정원·아이비·남경주가 출연해 작품을 소개하고 하이라이트 넘버를 불렀다. 매진을 기록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한 시간여에 이르는 방송으로 티켓 판매와 더불어 홍보효과까지 가져왔다”며 “이번에는 1000회 공연도 열리는 만큼 적극적인 이벤트로 관객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뮤지컬 ‘시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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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여파.. 과감한 거세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발운동인 ‘미투’로 뮤지컬도 변한다. 제작사들은 일부 작품에 녹아있던 ‘마초이즘’을 거세해 혹시 모를 논란에 대비했다. 다음달 12일에 개막하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여론을 감안해 여성캐릭터 알돈자가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삭제하기로 했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해당 장면을 불편하게 느끼는 관객들이 많아 장면을 수정하려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맨 오브 라만차’는 스페인의 문호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작가 세르반테스가 감옥에서 자신의 희곡 ‘돈키호테’를 죄수들과 함께 공연하는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한다. 오만석·홍광호가 세르반테스, 윤공주·최수진이 알돈자로 출연한다.
16일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삼총사’는 캐릭터를 수정했다. 주인공 중 한명인 포르토스다. 호색한이라는 설정인데 ‘미투’로 성문제에 대중이 민감한 것을 반영해 여성 편력 대신 다른 매력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삼총사’는 알렉산드로 뒤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7세기 프랑스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 달타냥과 전설적인 총사 아토스·포르토스·아라미스가 루이 13세를 둘러싼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담았다. 2009년 초연해 인기를 끌었다. 올해 10주년을 맞아 재공연한다. 엄기준·손호영·서은광이 달타냥으로 출연하며 신성우·유준상·김준현이 아토스 역이다. 아라미스는 민영기·박민성·손준호가 출연한다. 프로토스 역에는 김법래·이정수다.
| 배우 유준상이 뮤지컬 ‘삼총사’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쇼온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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