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 낭만발레 '지젤' 2色 대결

국립발레단 파르시브 바르 재안무 19세기 낭만발레 무대 충실히 재현 유니버설발레단 오리지널 안무 전통 김기민·매튜 골딩 등 스타 무용수 출연
국립발레단 ‘지젤’의 한 장면(사진=국립발레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올해 봄 발레 팬은 낭만에 취한다. 국내 발레계를 이끌고 있는 양대 축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낭만발레 대표작 ‘지젤’을 1주일 간격으로 연이어 선보인다. 두 발레단이 연말 레퍼토리 ‘호두까기인형’을 제외하고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작품을 공연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서로 다른 색깔로 발레 팬을 사로잡아온 두 발레단의 매력을 비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지젤’은 19세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발레 작품이다. 당대 최고의 발레리나였던 카를로타 그리지의 춤을 보고 그를 동경하게 된 테오필 고티에가 하인리히 하이네가 쓴 시구에서 처녀 귀신들의 이야기를 읽고 영감을 받아 각본을 쓰게 됐다. 이를 토대로 장 코랄리와 쥘 페로가 안무하고 아돌프 아당이 음악을 작곡해 1841년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했다.

국립발레단의 ‘지젤’(3월 21~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새로운 재해석이 빛난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전 부예술감독이었던 파트리스 바르가 재안무한 버전이다. 19세기 낭만발레의 오리지널 무대를 충실히 살려내면서도 등장인물들의 사회적 계급을 극대화시켜 드라마틱한 연기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의상도 섬세하고 우아하다. 이탈리아에 있는 세계적 오페라 극장 라스칼라극장의 의상을 제작해온 이탈리라 밀라노 브란카토 아뜰리에가 제작했다. 배경 작화도 19세기 낭만주의 화풍을 충실히 살려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국립발레단 대표 무용수 김지영·김리회·박슬기·한나래와 이재우·박종석·허서명·김기완 등이 주역인 지젤과 알브레히트 역으로 나선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4월 6~15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은 1985년 한국에서 초연한 버전으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영국 등 유럽 무대에도 진출한 대표 레퍼토리다. 장 코랄리·쥘 페로의 안무를 그대로 살려 원작 고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1989년 동양인 최초로 키로프발레단(현 마린스키발레단)에 지젤로 초청돼 ‘영원한 지젤’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스타 무용수들의 출연으로 기대를 갖게 한다. 동양인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된 김기민이 동료인 예카테리나 오스몰키나와 내한해 무대를 함께 꾸민다.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매튜 골딩은 유니버설발레단 상임객원 수석무용수 나탈리아 쿠쉬와 호흡을 맞춘다. 강미선·이동탁·콘스탄틴 노보셀로프·홍향기·이현준·조이 워막·마밍 등 발레단 대표 무용수들의 무대도 만날 수 있다.

심정민 무용평론가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자전거 페달처럼 발레계를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지젤’에서도 각자의 자존심을 건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니버설발레단이 우아하고 여성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하다면 국립발레단은 선 굵은 드라마와 스펙터클을 강조하는 만큼 전혀 다른 느낌으로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지젤’의 한 장면(사진=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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