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만 들어도 '아, 이 노래!'…히트곡 따라 추억 소환하세요"
작성일2018.04.17
조회수2,598
서울시뮤지컬단 '브라보 마이 러브'
작곡가 김형석·연출가 한진섭
"히트곡 1300곡 추리고 추려
가족의 사랑, 웃음·감동 더했죠"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전주만 들어도 ‘아, 이 노래!’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히트곡만 모았다. 노래에 얽힌 추억을 따라가다 보면 눈물과 용서, 사랑의 메시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히트곡 제조기’ 작곡가 김형석과 ‘주크박스 뮤지컬 전문’ 연출가 한진섭이 창작뮤지컬로 뭉친다. 두 사람은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 ‘브라보 마이 러브’(5월 4~2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음악 슈퍼바이저와 연출가로 참여한다.
대중가요와 뮤지컬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온 두 사람은 작년 10월 처음으로 만났다. 한 연출의 뮤지컬 제안을 김 작곡가가 선뜻 수락하면서 함께 작업하게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관객이 행복과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란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히트 작곡가·주크박스 전문가 만남
김 작곡가는 현재까지 발표한 곡만 약 1300곡에 달하는 흥행 작곡가다. 1989년 인순이의 ‘이별연습’을 시작으로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등 숱한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작년에도 언니쓰의 ‘맞지?’를 히트시키며 ‘히트곡 제조기’로서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그동안 뮤지컬 제안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러나 번번이 고사했다. 뮤지컬에서 음악 못지않게 중요한 스토리가 아쉬웠다. 그런 김 작곡가가 ‘브라보 마이 러브’에 참여하게 된 것은 한 연출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김 작곡가는 “한 연출의 역량을 믿었기에 대본도 안 받은 상태에서 제안을 수락했다”며 “절친한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의 추천도 있어서 ‘믿고 가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연출은 마치 “숙제 검사를 받는 기분”으로 작업에 임했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1998년 뮤지컬 ‘더 라이프’로 연출가로 데뷔한 그는 ‘맘마미아’ ‘브로드웨이 42번가’ ‘오! 캐롤’ 등을 굵직한 작품에 참여한 한국 뮤지컬계의 대표적인 연출가다. ‘브라보 마이 러브’는 여느 때보다 책임감이 컸다. 작년 8월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을 맡은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창작뮤지컬이자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 작품이기 때문이다.
김 작곡가의 음악을 뮤지컬 소재로 선택한 것은 한 연출의 생각이면서 동시에 서울시뮤지컬단원들의 뜻이었다. 한 연출은 “서울시뮤지컬단에서의 첫 작품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단원들의 성향과 잘 맞는 작품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에서 김 작곡가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작곡가의 노래에서 빠질 수 없는 테마는 사랑과 이별이다. ‘브라보 마이 러브’ 또한 제목처럼 사랑을 주제로 한다. 부제도 김광석 노래에서 빌려온 ‘사랑이라는 이유로’다. 그러나 작품은 연인 간의 사랑만을 다루지 않는다. 10세 때 해외입양으로 한국을 떠난 플루트 연주가가 27년 만에 한국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사랑 그 본연의 가치를 돌아본다.
‘오! 캐롤’에 참여했던 작가 오리라가 극본을 썼다. 한 연출은 “김 작곡가의 노래 중 전주만 들어도 아는 노래를 선택해 이야기와 맞추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중간에 극본을 두 차례나 엎을 정도로 고민이 컸다. 한 연출은 “엄마와 딸, 할아버지 3대가 연결되는 사랑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익숙한 노래가 주는 색다른 산뜻한 맛”
김 작곡가는 선곡과 편곡에 아이디어를 내며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기본적인 음악 작업 방향은 “쿨하게”다. 김 작곡가는 “신파처럼 사족 같은 여운을 주기보다 감정은 있되 이를 음악으로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 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숙한 노래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쓰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김 작곡가는 “베이비복스의 ‘킬러’는 마치 ‘인어공주’의 마녀처럼 코믹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장면에서 등장해 흥미로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작곡가에게 ‘브라보 마이 러브’는 지난 29년 간의 작곡 활동을 돌아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는 “강박관념처럼 옛 감성보다는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기존 발표곡은 가능하면 듣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오랜만에 옛 노래를 들으며 과거의 감성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김 작곡가는 “작업하는 동안 추억에 젖고 있다”며 “그동안 너무 트렌드만을 따라가기 보니 나만의 감성을 잃고 각박하게 살아왔음을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가요로 명성을 얻은 김 작곡가는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회사 회장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이기도 한 그는 최근 정치적인 발언도 하며 사회적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작곡가는 “대중음악도 의미가 있지만 때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며 “뮤지컬 작업, 세월호 참사 같은 사건 등 다양한 부분에서 받게 되는 자극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작곡가이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으로는 처음 만났지만 두 사람의 지향점은 같다. 대중이 즐거운 작품을 하는 것이다. 한 단장은 ‘브라보 마이 러브’처럼 보고 나면 행복한 작품으로 서울시뮤지컬단을 이끌 계획이다. 한 단장은 “공연을 보는 동안은 힘든 걸 잊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면서 “가상의 이야기지만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에너지가 생기는 작품을 서울시뮤지컬단을 통해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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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전주만 들어도 ‘아, 이 노래!’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히트곡만 모았다. 노래에 얽힌 추억을 따라가다 보면 눈물과 용서, 사랑의 메시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히트곡 제조기’ 작곡가 김형석과 ‘주크박스 뮤지컬 전문’ 연출가 한진섭이 창작뮤지컬로 뭉친다. 두 사람은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 ‘브라보 마이 러브’(5월 4~2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음악 슈퍼바이저와 연출가로 참여한다.
대중가요와 뮤지컬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온 두 사람은 작년 10월 처음으로 만났다. 한 연출의 뮤지컬 제안을 김 작곡가가 선뜻 수락하면서 함께 작업하게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관객이 행복과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란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히트 작곡가·주크박스 전문가 만남
김 작곡가는 현재까지 발표한 곡만 약 1300곡에 달하는 흥행 작곡가다. 1989년 인순이의 ‘이별연습’을 시작으로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등 숱한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작년에도 언니쓰의 ‘맞지?’를 히트시키며 ‘히트곡 제조기’로서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그동안 뮤지컬 제안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러나 번번이 고사했다. 뮤지컬에서 음악 못지않게 중요한 스토리가 아쉬웠다. 그런 김 작곡가가 ‘브라보 마이 러브’에 참여하게 된 것은 한 연출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김 작곡가는 “한 연출의 역량을 믿었기에 대본도 안 받은 상태에서 제안을 수락했다”며 “절친한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의 추천도 있어서 ‘믿고 가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연출은 마치 “숙제 검사를 받는 기분”으로 작업에 임했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1998년 뮤지컬 ‘더 라이프’로 연출가로 데뷔한 그는 ‘맘마미아’ ‘브로드웨이 42번가’ ‘오! 캐롤’ 등을 굵직한 작품에 참여한 한국 뮤지컬계의 대표적인 연출가다. ‘브라보 마이 러브’는 여느 때보다 책임감이 컸다. 작년 8월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을 맡은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창작뮤지컬이자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 작품이기 때문이다.
김 작곡가의 음악을 뮤지컬 소재로 선택한 것은 한 연출의 생각이면서 동시에 서울시뮤지컬단원들의 뜻이었다. 한 연출은 “서울시뮤지컬단에서의 첫 작품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단원들의 성향과 잘 맞는 작품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에서 김 작곡가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작곡가의 노래에서 빠질 수 없는 테마는 사랑과 이별이다. ‘브라보 마이 러브’ 또한 제목처럼 사랑을 주제로 한다. 부제도 김광석 노래에서 빌려온 ‘사랑이라는 이유로’다. 그러나 작품은 연인 간의 사랑만을 다루지 않는다. 10세 때 해외입양으로 한국을 떠난 플루트 연주가가 27년 만에 한국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사랑 그 본연의 가치를 돌아본다.
‘오! 캐롤’에 참여했던 작가 오리라가 극본을 썼다. 한 연출은 “김 작곡가의 노래 중 전주만 들어도 아는 노래를 선택해 이야기와 맞추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중간에 극본을 두 차례나 엎을 정도로 고민이 컸다. 한 연출은 “엄마와 딸, 할아버지 3대가 연결되는 사랑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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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노래가 주는 색다른 산뜻한 맛”
김 작곡가는 선곡과 편곡에 아이디어를 내며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기본적인 음악 작업 방향은 “쿨하게”다. 김 작곡가는 “신파처럼 사족 같은 여운을 주기보다 감정은 있되 이를 음악으로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 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숙한 노래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쓰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김 작곡가는 “베이비복스의 ‘킬러’는 마치 ‘인어공주’의 마녀처럼 코믹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장면에서 등장해 흥미로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작곡가에게 ‘브라보 마이 러브’는 지난 29년 간의 작곡 활동을 돌아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는 “강박관념처럼 옛 감성보다는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기존 발표곡은 가능하면 듣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오랜만에 옛 노래를 들으며 과거의 감성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김 작곡가는 “작업하는 동안 추억에 젖고 있다”며 “그동안 너무 트렌드만을 따라가기 보니 나만의 감성을 잃고 각박하게 살아왔음을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가요로 명성을 얻은 김 작곡가는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회사 회장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이기도 한 그는 최근 정치적인 발언도 하며 사회적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작곡가는 “대중음악도 의미가 있지만 때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며 “뮤지컬 작업, 세월호 참사 같은 사건 등 다양한 부분에서 받게 되는 자극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작곡가이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으로는 처음 만났지만 두 사람의 지향점은 같다. 대중이 즐거운 작품을 하는 것이다. 한 단장은 ‘브라보 마이 러브’처럼 보고 나면 행복한 작품으로 서울시뮤지컬단을 이끌 계획이다. 한 단장은 “공연을 보는 동안은 힘든 걸 잊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면서 “가상의 이야기지만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에너지가 생기는 작품을 서울시뮤지컬단을 통해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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