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한국무용으로"…'맨 메이드' 신창호·박혜지
작성일2018.05.08
조회수2,926
국립무용단 신작으로 만난 안무가·무용수
신창호 "인공적인 것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
박혜지 "SF영화에서 볼법한 트렌디한 소재"
가상현실 등 색다른 소재로 신선한 재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국립무용단의 신작 ‘맨 메이드’(10~12일 LG아트센터)를 소개하는 글이다. 한국무용을 기반으로 하는 국립무용단이 4차 산업혁명을 작품으로 풀어낸다니 그 모습이 좀처럼 그려지지 않는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안무가 신창호(41)와 무용수 박혜지(31)를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실에서 만났다.
이번 작품은 현대무용계 스타 안무가인 신 안무가와 국립무용단의 첫 작업으로 무용계의 관심이 높다. 신 안무가는 2009년부터 6년간 LDP무용단 대표를 맡아 현대무용계에서 ‘팬을 몰고 다니는 무용단’을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그가 국립무용단을 위한 신작으로 ‘맨 메이드’를 선택한 것은 ‘인공적인 것’에 대한 고민에서였다.
‘맨 메이드’(man-made)는 ‘사람이 만든, 인공의’라는 뜻이다. 신 안무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간적인 것’도 인간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존재의 시선에서는 인공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진화도 다른 시선에서 보면 일종의 오류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며 “안무·무대미술·미디어아트 모두 ‘오류’와 ‘진화’라는 테마로 엮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국립무용단의 24명 무용수가 등장한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일종의 ‘픽셀’ 역할을 하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무대를 선보인다. 하이라이트는 VR 헤드셋을 쓴 무용수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박혜지가 국립무용단 입단 동기인 이요음과 짝을 이뤄 무대를 꾸민다. 이요음이 VR 헤드셋을 쓰고 춤을 추면 이를 박혜지가 재현함으로써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모습을 구현한다.
‘회오리’ ‘시간의 나이’ 등으로 국립무용단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박혜지에게도 ‘맨 메이드’는 파격적인 소재만큼 신선한 도전이다. 이번에 선보일 VR 헤드셋 장면을 최근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빌려 설명했다. 박혜지는 “VR 헤드셋을 쓴 무용수, 그가 보고 있는 장면이 무대 위에 함께 등장하는 모습이 ‘레디 플레이어 원’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며 “SF영화에서 볼 법한 트렌디한 소재를 국립무용단에서 가져왔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박혜지와 이요음이 ‘키 플레이어’ 역할을 맡은 것은 신 안무가의 아이디어다. 신 안무가는 “박혜지는 한국무용을 전공했지만 움직임의 질감에서 발레와 현대무용도 잘 할 수 있는 만능 무용수”라며 “박혜지와 또래처럼 지내는 이요음이 키 플레이어에 적역이었다”고 설명했다. 박혜지는 “처음에는 한국무용을 하는 사람으로서 현대무용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도 있었지만 한국적인 것에 자유로움을 입혀 더 다양한 움직임이 나와 좋다”고 말했다.
신 안무가는 “국립무용단 단원들과 ‘이게 맞는 건가’란 고민을 하며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작업 과정 또한 ‘오류를 통한 진화’와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창작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의 작업에서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것”이라며 “국립현대무용단이 아닌 국립무용단에서 4차 산업혁명 같은 주제로 창작할 때 더 진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국립무용단에서 이번 작품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과 가상현실·인공지능, 오류와 진화 등 어렵고 복잡한 테마를 담고 있지만 두 사람은 관객이 ‘맨 메이드’를 어렵게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즐기기를 바랐다. 두 사람과의 대화에서 등장한 ‘레디 플레이어 원’ ‘그녀’ ‘엑스 마키나’ 등의 영화가 이번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 신 안무가는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공연장을 찾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가져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혜지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웅녀 역으로 출연해 눈도장을 찍었다. 개막식 출연 이후 SNS 팔로어가 늘어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박혜지는 “VR 헤드셋 장면을 위해 이요음과 함께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두 무용수가 얼마나 춤을 잘 맞춰서 추는지, 싱크로율이 얼마나 높은지를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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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국립무용단의 신작 ‘맨 메이드’(10~12일 LG아트센터)를 소개하는 글이다. 한국무용을 기반으로 하는 국립무용단이 4차 산업혁명을 작품으로 풀어낸다니 그 모습이 좀처럼 그려지지 않는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안무가 신창호(41)와 무용수 박혜지(31)를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실에서 만났다.
이번 작품은 현대무용계 스타 안무가인 신 안무가와 국립무용단의 첫 작업으로 무용계의 관심이 높다. 신 안무가는 2009년부터 6년간 LDP무용단 대표를 맡아 현대무용계에서 ‘팬을 몰고 다니는 무용단’을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그가 국립무용단을 위한 신작으로 ‘맨 메이드’를 선택한 것은 ‘인공적인 것’에 대한 고민에서였다.
‘맨 메이드’(man-made)는 ‘사람이 만든, 인공의’라는 뜻이다. 신 안무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간적인 것’도 인간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존재의 시선에서는 인공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진화도 다른 시선에서 보면 일종의 오류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며 “안무·무대미술·미디어아트 모두 ‘오류’와 ‘진화’라는 테마로 엮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국립무용단의 24명 무용수가 등장한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일종의 ‘픽셀’ 역할을 하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무대를 선보인다. 하이라이트는 VR 헤드셋을 쓴 무용수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박혜지가 국립무용단 입단 동기인 이요음과 짝을 이뤄 무대를 꾸민다. 이요음이 VR 헤드셋을 쓰고 춤을 추면 이를 박혜지가 재현함으로써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모습을 구현한다.
‘회오리’ ‘시간의 나이’ 등으로 국립무용단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박혜지에게도 ‘맨 메이드’는 파격적인 소재만큼 신선한 도전이다. 이번에 선보일 VR 헤드셋 장면을 최근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빌려 설명했다. 박혜지는 “VR 헤드셋을 쓴 무용수, 그가 보고 있는 장면이 무대 위에 함께 등장하는 모습이 ‘레디 플레이어 원’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며 “SF영화에서 볼 법한 트렌디한 소재를 국립무용단에서 가져왔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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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 박혜지와 이요음이 ‘키 플레이어’ 역할을 맡은 것은 신 안무가의 아이디어다. 신 안무가는 “박혜지는 한국무용을 전공했지만 움직임의 질감에서 발레와 현대무용도 잘 할 수 있는 만능 무용수”라며 “박혜지와 또래처럼 지내는 이요음이 키 플레이어에 적역이었다”고 설명했다. 박혜지는 “처음에는 한국무용을 하는 사람으로서 현대무용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도 있었지만 한국적인 것에 자유로움을 입혀 더 다양한 움직임이 나와 좋다”고 말했다.
신 안무가는 “국립무용단 단원들과 ‘이게 맞는 건가’란 고민을 하며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작업 과정 또한 ‘오류를 통한 진화’와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창작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의 작업에서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것”이라며 “국립현대무용단이 아닌 국립무용단에서 4차 산업혁명 같은 주제로 창작할 때 더 진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국립무용단에서 이번 작품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과 가상현실·인공지능, 오류와 진화 등 어렵고 복잡한 테마를 담고 있지만 두 사람은 관객이 ‘맨 메이드’를 어렵게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즐기기를 바랐다. 두 사람과의 대화에서 등장한 ‘레디 플레이어 원’ ‘그녀’ ‘엑스 마키나’ 등의 영화가 이번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 신 안무가는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공연장을 찾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가져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혜지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웅녀 역으로 출연해 눈도장을 찍었다. 개막식 출연 이후 SNS 팔로어가 늘어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박혜지는 “VR 헤드셋 장면을 위해 이요음과 함께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두 무용수가 얼마나 춤을 잘 맞춰서 추는지, 싱크로율이 얼마나 높은지를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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