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무용가 안은미 "이번엔 '북한춤'…춤엔 경계선 없다"

'안은미의 북한춤' 최승희 무보집·유튜브 영상 등 참고 "분단 후도 남북 함께 춤추고 있었다" 6월 1~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안은미의 북한춤’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안은미의 독특한 정신세계와 북한춤, 남한무용수가 만나 예상치 못한 아이가 탄생할 것 같다.”

파격과 실험의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무용가’ 안은미(56)가 이번엔 ‘북한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안은미의 북한춤’을 올린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전통공연예술 확장 실험시리즈 ‘문밖의 사람들-문외한(門外漢)’의 일환이다. 안은미는 “춤은 정치적이지 않다. 경계선 없이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언어”라며 “지구가 행복해지는 길은 함께 손잡고 춤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은미는 그간 할머니들과 함께한 ‘조상님께 바치는 땐스’, 저신장장애인들과 작업한 ‘대심땐스’, 시각장애인을 무대에 올린 ‘안심땐쓰’ 등 새로운 형식의 무용극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천하의 안은미도 ‘북한’이란 글자를 검색하는 것조차 겁이나 ‘북한춤’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구상은 지난해 시작했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아리랑×5’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군대 사망사고 피해 유가족과 함께 ‘쓰리쓰리랑’을 선보였던 것이 계기가 됐다. 북한이란 경계를 넘어 우리 원류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북한 현대무용에 대한 자료를 직접 구할 수가 없어서 최승희가 1958년에 낸 무보집 ‘조선민족무용기본’을 바탕으로 유튜브에 있는 수많은 북한춤 영상을 찾아봤다. 재일교포 안무가인 성애순 씨의 도움을 받아 기본동작을 구성했다. 공연에선 남측에도 잘 알려진 북한곡 ‘반갑습니다’와 ‘휘파람’에 맞춰 춤을 춘다. 장영규 음악감독의 창작곡에 맞춰 북한의 쟁강춤과 팔뚝춤, 광장에서 남녀가 추는 ‘대중무용’ 등도 선보인다.

“스스로 마음을 닫고 무서워서 쳐다보지 않았던 북한으로 눈을 돌려보고 싶어졌다. 한민족의 맥락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북한춤의 기본동작에 대해선 “세계 민족무용 중 가장 배우기 쉬운 춤”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춤이 장중하고 무겁다면 북한춤은 척추가 서 있고 하늘을 나는 듯 위를 향한다. 오랜 분단에도 지금 남북 무용수가 만나면 같이 출 수 있는 움직임이 분명히 있다. 굿거리장단, 자진모리장단, 휘모리장단 등 장단이나 안무 구성방식도 우리와 유사한 형식이 그대로 남아 있더라. 남과 북은 분단 이후에도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이번 작품은 국내공연에 이어 내년 2월 프랑스 파리의 유명 극장 ‘테아트르 드 라 빌’에서도 공연한다. 안은미는 지난 4월 이 극장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상주예술가로 선정됐다. 상주예술가로서 첫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 ‘안은미의 북한춤’이다.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안은미의 북한춤’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안은미의 북한춤’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안은미컴퍼니의 ‘안은미의 북한춤’(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안은미컴퍼니의 ‘안은미의 북한춤’(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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