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으로 유혹하는 리처드 3세, 관객도 공범이 될 것"
작성일2018.06.14
조회수2,032
獨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리처드 3세'로 2년 만에 韓 공연
희대의 악역 '엔터테이너' 재해석
"선악 공존하는 인물 내면 담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흔히 리처드 3세를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수단과 도구를 마다하지 않는 독재자이자 악의 화신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의 초점은 리처드 3세가 어떻게 우리를 즐겁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엔터테이너’에 있었다.”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희대의 악역 캐릭터 ‘리처드 3세’가 무대에 다시 오른다. 독일의 거장 연극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50)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리처드 3세’를 공연한다.
14일 오전 LG아트센터에서 만난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리처드 3세는 광대이자 엔터테이너”라며 “관객은 리처드 3세의 사악함에 유혹당하며 공범자가 됨으로써 자신에게도 그와 비슷한 모습이 있음을 발견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리처드 3세’는 셰익스피어의 초기 걸작으로 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실존 인물 리처드 3세(1452~1485)의 이야기를 그린다. 기형적인 신체로 태어난 리처드 3세가 형제와 조카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하며 왕좌를 차지하지만 그에 맞서 훗날 헨리 7세가 되는 리치먼드 백작 헨리 튜더와의 전투에서 패해 최후를 맞는다는 내용이다.
권력과 욕망에 대한 텍스트로 여겨지는 작품이지만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이번 공연을 관객을 위한 일종의 유희로 선보인다. 그는 “리처드 3세는 사악한 광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관객을 갖고 놀면서 우리 내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관객은 리처드 3세를 통해 자신 안에 감춰진 새로운 잠재력과 가능성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자비하게 권력을 휘두르는 리처드 3세에게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현 세계정세를 바라보려는 태도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누군가는 지금의 세계가 포퓰리스트 지도자가 장악한 험악한 사회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건 진실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작품은 독재자가 어떻게 권력을 쟁취하는지를 고발하는 것이 최악과 최선의 행동을 모두 할 수 있는 인물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에 연출가로서의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3세’는 올해 연극계 화두이기도 하다. 지난 2월에는 배우 황정민이 주연을 맡은 연극으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올랐다. 오는 29일부터 7월 1일까지는 국립극단 초청공연으로 프랑스 연출가 장 랑베르-빌드가 광대극으로 재해석한 프로덕션이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우리 공연은 다른 프로덕션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고 차별점을 밝혔다.
번역과 각색은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마리우스 폰 마이엔부르크가 담당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연극배우 겸 영화배우인 라르스 아이딩어가 주인공 리처드 3세를 연기한다. 2015년 2월 베를린에서 초연한 뒤 그해 여름 아비뇽 페스티벌과 2016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며 극찬을 받았다. 초연 당시 이 작품만을 위해 만든 반원형의 극장으로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지워 높은 긴장감과 몰입감을 관객에게 전했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도 LG아트센터 무대 위에 반원형 무대를 만들어 이를 재현한다.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현대 실험 연극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독일 샤우뷔네 베를린 예술감독이다. 국내에서는 2005년 LG아트센터에서 원작을 뒤집는 파격적인 결말의 ‘인형의 집-노라’를 선보여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2010년 남산예술센터 ‘햄릿’, 2016년 LG아트센터 ‘민중의 적’ 등으로 꾸준히 국내 관객과 만났다. 한국 공연을 마친 뒤에는 프랑스 파리로 넘어가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작품 ‘십이야’를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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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흔히 리처드 3세를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수단과 도구를 마다하지 않는 독재자이자 악의 화신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의 초점은 리처드 3세가 어떻게 우리를 즐겁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엔터테이너’에 있었다.”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희대의 악역 캐릭터 ‘리처드 3세’가 무대에 다시 오른다. 독일의 거장 연극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50)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리처드 3세’를 공연한다.
14일 오전 LG아트센터에서 만난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리처드 3세는 광대이자 엔터테이너”라며 “관객은 리처드 3세의 사악함에 유혹당하며 공범자가 됨으로써 자신에게도 그와 비슷한 모습이 있음을 발견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리처드 3세’는 셰익스피어의 초기 걸작으로 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실존 인물 리처드 3세(1452~1485)의 이야기를 그린다. 기형적인 신체로 태어난 리처드 3세가 형제와 조카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하며 왕좌를 차지하지만 그에 맞서 훗날 헨리 7세가 되는 리치먼드 백작 헨리 튜더와의 전투에서 패해 최후를 맞는다는 내용이다.
권력과 욕망에 대한 텍스트로 여겨지는 작품이지만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이번 공연을 관객을 위한 일종의 유희로 선보인다. 그는 “리처드 3세는 사악한 광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관객을 갖고 놀면서 우리 내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관객은 리처드 3세를 통해 자신 안에 감춰진 새로운 잠재력과 가능성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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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하게 권력을 휘두르는 리처드 3세에게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현 세계정세를 바라보려는 태도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누군가는 지금의 세계가 포퓰리스트 지도자가 장악한 험악한 사회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건 진실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작품은 독재자가 어떻게 권력을 쟁취하는지를 고발하는 것이 최악과 최선의 행동을 모두 할 수 있는 인물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에 연출가로서의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3세’는 올해 연극계 화두이기도 하다. 지난 2월에는 배우 황정민이 주연을 맡은 연극으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올랐다. 오는 29일부터 7월 1일까지는 국립극단 초청공연으로 프랑스 연출가 장 랑베르-빌드가 광대극으로 재해석한 프로덕션이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우리 공연은 다른 프로덕션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고 차별점을 밝혔다.
번역과 각색은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마리우스 폰 마이엔부르크가 담당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연극배우 겸 영화배우인 라르스 아이딩어가 주인공 리처드 3세를 연기한다. 2015년 2월 베를린에서 초연한 뒤 그해 여름 아비뇽 페스티벌과 2016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며 극찬을 받았다. 초연 당시 이 작품만을 위해 만든 반원형의 극장으로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지워 높은 긴장감과 몰입감을 관객에게 전했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도 LG아트센터 무대 위에 반원형 무대를 만들어 이를 재현한다.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현대 실험 연극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독일 샤우뷔네 베를린 예술감독이다. 국내에서는 2005년 LG아트센터에서 원작을 뒤집는 파격적인 결말의 ‘인형의 집-노라’를 선보여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2010년 남산예술센터 ‘햄릿’, 2016년 LG아트센터 ‘민중의 적’ 등으로 꾸준히 국내 관객과 만났다. 한국 공연을 마친 뒤에는 프랑스 파리로 넘어가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작품 ‘십이야’를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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