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0일 기다린 남자 & 8500㎞ 날아온 여자 '유쾌한 만남'

바리톤 안갑성 & 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에체아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주인공에 나서 다재다능 바리톤과 본고장 소프라노 만남 "팀워크로 똘똘… 카바레 온 듯 신날 것"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의 주인공 안갑성(오른쪽)과 바네사 고이코에체아가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된장찌개 백반 나눠 먹으며 호흡 맞췄죠.”

6년 만에 오페라무대에 선 남자와 독일에서 오페레타의 흥겨움을 전하기 위해 한국에 온 여자가 만났다. 오는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의 두 주인공 다닐로와 한나 역을 맡은 바리톤 안갑성(38)과 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에체아(39)다. 두 사람은 지난 21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한국에서 처음 독일어로 완창하는 무대에 서는 건 큰 자부심”이라며 “어려운 작품이지만 이렇게 좋은 파트너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말했다.

‘유쾌한 미망인’은 가상의 작은 나라 폰테베드로에서 파리로 이주한 은행가의 미망인 한나의 재혼을 막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오페라보다 가볍고 유쾌한 내용의 오페레타다. 작곡가 프란츠 레하르가 독일어로 써 19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크게 흥행하며 이후 뮤지컬계에 빈 오페레타 붐을 일으켰다.

공연을 한 주여 앞둔 안갑성과 바네사 고이코에체아는 찰떡 호흡을 강조했다. 한 살 터울인 이들은 때로는 진짜 연인처럼, 때로는 남매 사이인 듯 잘 어울렸다. 안갑성은 “한 달여 동안 공연을 준비하며 바네사와 거의 모든 끼니를 함께 먹었다”며 “처음 먹는 한식이 입에 안 맞을 법도 한데 ‘팀워크는 먹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함께하려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고이코에체아는 자신을 이방인처럼 대하지 않는 것에 감사했다. 스페인계 미국인인 그는 오페레타의 본고장인 드레스덴에서 ‘유쾌한 미망인’으로 수년 간 무대에 오르며 기량을 입증한 바 있다. “한국에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좋은 인상을 받고 있다”며 “상대역인 안갑성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나의 현지 적응을 돕고 있는 듯하다”며 웃었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의 주인공 안갑성(오른쪽)과 바네사 고이코에체아가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안갑성은 오페라 ‘박쥐’ 이후 6년여 만에 다시 국립오페라단의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뿐만 아니라 뮤지컬과 대중음악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누군가는 왜 오페라만 고집하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다방면에 활약하며 경험을 쌓은 것이 나의 진짜 장점”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오페라보다 대중적인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인 만큼 더 잘해낼 것”이라 자신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한국에선 처음으로 독일어로 연기를 소화한다. 국내 관객에게 다소 생소한 만큼 ‘유쾌한 미망인’의 유쾌함을 어떻게 전달할지가 관건이다. 안갑성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음악 안에 텍스트가 숨어 있는 작품이 바로 ‘유쾌한 미망인’”이라고 소개했다. 고이코에체아는 “마치 카바레에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흥겨운 무대를 약속했다.

공연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마에스트로 토마스 뢰스너가 지휘하며 연극과 오페라 무대를 오간 베테랑 연출가 기 요스텐이 지휘봉을 잡는다. 강력한 리더십과 명확한 지시로 재치와 유머, 냉소와 비판이 섞인 빈 정통 오페레타의 진수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의 주인공 안갑성(왼쪽)과 바네사 고이코에체아가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연습공연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사진=국립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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