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바라는 정명훈의 ‘빈칸’, 北으로 채워질까

훈풍 타고 北성악가 초대하려는 정명훈 베토벤 '합창'으로 평화 연주 기획 "난제 많지만 염원 담겠다"
지휘자 정명훈이 북한 성악가와 함께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을 연주하겠다는 ‘미완의 계획’을 3일 밝혔다.(사진=크레디아)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성악가 4인의 자리는 ‘미정’입니다.”

지휘자 정명훈은 성악가의 자리를 비워놓았다. 9월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원코리아 오케스트라의 ‘평화콘서트’에서다. 출연진의 이름 없이 ‘미정’인 채로 공연 일정을 알리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성악가의 역할이 큰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 연주를 예고했기에 더 그렇다.

정명훈 측의 한 관계자는 3일 이데일리에 “남북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공연인 만큼 북한의 성악가를 초대해 공연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인데다 변수가 많은 남북 합동 공연인 만큼 부득이 ‘미정’인 채로 일정을 알렸다”고 밝혔다. 남북의 협연이 확정되더라도 이름을 쉽게 밝히기 어려운 것도 이유다. 북한의 성악가를 초대하는 것을 우선하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공연에 어울리는 국내 성악가로 대신하는 ‘플랜B’도 준비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어 “이번 콘서트에는 통일을 위한 작은 물꼬라도 되고 싶은 정명훈 지휘자의 염원이 담겼다”며 “북한의 성악가를 초빙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정부를 비롯해 많은 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지난해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며 북한과의 음악 교류를 꿈꿨다.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는 남북의 교류를 목적으로 모인 교향악단이다. 현재는 북한의 음악인이 없지만 언젠가는 함께 하나의 곡을 연주하는 게 목표다. 이번 평화콘서트의 수익금도 북한 어린이 돕기에 기부할 예정이다.

정명훈이 이번 평화콘서트에서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하기로 한 것은 인류애를 노래하기 때문이다. 특히 4악장 환희의 송가에 나오는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가사 덕분에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곤 한다. 유명 지휘자 번스타인이 베를린 장벽 붕괴 기념 공연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정명훈은 원코리아 오케스트라의 창단을 알리는 자리에서 “북한 음악가들이 같이 연주할 기회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라며 “그동안 그런 시도들을 했지만 정치적으로 막혔다. 이제 음악가로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려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나는 음악인이기 전에 한국인이며 한국인으로서 제일 중요한 일이 남북한 문제”라며 음악으로 남북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지휘자 정명훈이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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