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돌아온 '번지점프를 하다' 관객과 오래 함께하길"

'번지점프를 하다' 강필석·진상현·최호중 10년 가까이 이어온 인연, 무대서 호흡 과시 창작뮤지컬, 재미와 책임감에 의미 커 "첫사랑의 아련함 울고 웃으며 느끼세요"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배우 진상현(왼쪽부터), 강필석, 최호중. 세 사람은 “분장실도 함께 쓰다 보니 더 친해지고 있다”며 “서로 아이디어도 주고 받으면서 열심히 공연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세종문화회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작년 이맘때 ‘번지점프를 하다’가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더라.”(강필석)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운전 중 유턴을 하다 필석이 형의 메시지를 받았다. 함께 공연할 수도 있다는 말에 신이 났다.”(최호중) “나는 식탁 앞에 앉아 있다 연락을 받았다(웃음). 재공연 소식에 놀랐고 애착이 많았던 역할이라 다른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진상현)

대형 뮤지컬이 쏟아지고 있는 올 여름 공연계에서 감성을 내세운 창작뮤지컬이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6월 12일 개막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8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다. 2001년 개봉한 동명영화가 원작인 이 작품은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무대에 올라 뮤지컬 마니아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공연제작사 문제로 더 이상 공연할 수 없었던 ‘번지점프를 하다’는 세종문화회관이 개관 40주년 기념으로 달 컴퍼니와 공동 기획하면서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과 재연을 함께 한 배우 강필석(40), 진상현(36), 그리고 새로 합류한 최호중(37)이 주조연 3인방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세 사람은 각각 주인공 인우와 인우의 대학 동기 기석, 대근 역으로 관객을 웃고 울리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세 사람은 “개막한 지 한 달 정도 지나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 시기인데 서로 소통이 잘 돼 즐겁게 공연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기석 역의 배우 진상현(왼쪽부터), 인우 역의 강필석, 대근 역의 최호중(사진=세종문화회관).


진상현과 최호중 모두 강필석과 10년 가까이 친분을 이어왔다. 진상현은 ‘번지점프를 하다’ 기획 초기 단계부터 작품에 참여해 강필석과 인연을 이어왔다. 최호중은 2009년 쇼케이스로 선보였던 뮤지컬 ‘수궁 판타지’로 강필석을 만났다. 두 사람에게는 든든한 형이자 선배, 강필석에게는 듬직한 동생이자 후배들이다. 강필석은 “‘번지점프를 하다’의 산증인인 상현이와 첫 만남부터 기분이 좋았던 ‘분위기 메이커’ 호중이가 이번 공연에서도 맡은 역할을 잘 해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첫사랑의 추억과 아픔을 섬세한 감성으로 풀어낸다. 기석과 대근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작품에 크고 작은 웃음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감초 캐릭터다. 무대 위에서 찰떡 호흡을 과시하고 있지만 두 사람은 이번이 첫 만남이다. 최호중은 “유부남에 아기 아빠라는 공통점이 있어 금방 친해졌다”고 말했다. 진상현은 “호중이 형은 순발력이 대단해서 같은 대사도 정해진 대로 하지 않아 놀랍다”고 덧붙였다.

배우 입장에서는 공연계 성수기인 여름 시즌에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대형 뮤지컬을 선호할 법도 하다. 그러나 세 사람은 “창작뮤지컬만이 가진 매력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극장·중극장·소극장을 가리지 않고 활동 중인 강필석은 “개인적으로 라이선스뮤지컬보다 창작뮤지컬을 우선하는 편”이라며 “라이선스뮤지컬은 다 만들어진 상태라 배우 입장에서 편한 게 사실이지만 우리만의 작품이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창작뮤지컬을 더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진상현, 최호중도 ‘빨래’ ‘김종욱찾기’ ‘난쟁이들’ 등 창작뮤지컬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진상현은 “나 역시 ‘번지점프를 하다’ 같은 작품이 결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호중은 “정서적인 공감의 측면에서 아무래도 라이선스뮤지컬보다 창작뮤지컬이 더 마음에 와 닿고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한 장면. (왼쪽부터) 기석 역의 진상현, 인우 역의 강필석, 대근 역의 최호중(사진=세종문화회관).


첫사랑에 대한 작품이다 보니 배우들도 공연을 하면서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한다. 최호중은 16년 사귄 첫사랑과 결혼했다. 그는 “지금도 변함없이 아내를 사랑한다”며 웃었다. 아내와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한 진상현은 “결혼 이후에 사랑이 더 깊어졌다”며 “지금이야말로 진짜 ‘첫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미혼인 강필석은 “작품을 통해 첫사랑의 벅찬 느낌을 다시 느끼고는 한다”며 “결혼할 타이밍을 놓치고 일에 집중하다 보니 아직 혼자지만 언젠가는 사랑에 또 훅 빠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번지점프를 하다’가 어렵게 무대에 다시 오른 만큼 세 사람은 이 작품이 오랫동안 관객과 만나기를 바란다. 강필석은 “기회가 된다면 전미도·임기홍 등 예전 출연 배우들 모두가 모이는 ‘홈커밍’으로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상현은 “한 번 기석은 영원한 기석”이라며 “‘번지점프를 하다’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고 애착을 나타냈다. 최호중은 “아직 대한민국에 ‘번지점프를 하다’를 본 관객보다 안 본 관객이 더 많다”며 “공연장을 찾아와 울고 웃으며 가슴이 촉촉이 젖는 경험을 하고 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기석 역의 배우 진상현(왼쪽부터), 인우 역의 강필석, 대근 역의 최호중(사진=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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