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오셀로' 창작판소리로 만난다

창작집단 희비쌍곡선 '판소리 오셀로'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 올해 첫 작품 기녀 주인공으로 재해석…내달 무대에
창작집단 희비쌍곡선 ‘판소리 오셀로’의 한 장면(사진=나승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셰익스피어의 ‘오셀로’가 창작판소리로 무대에 오른다. 정동극장은 전통 기반 창작공연을 선보이는 ‘창작ing’ 시리즈 2018년 첫 작품으로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의 ‘판소리 오셀로’를 오는 8월 25일부터 9월 22일까지 공연한다.

‘판소리 오셀로’는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이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판소리의 공연 양식과 결합해 선보인 작품이다. 지난해 11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초연했다. 원작은 남성중심적 사건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의심·질투·파국 등 인간 내면의 어두운 정서를 다룬다.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은 이를 19세기 조선 기녀 설비 단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로 재해석해 여성적·동양적 가치를 작품 안에 투영했다.

기녀 단은 비록 낮은 신분이지만 이야기를 펼치는 기방에서만큼은 주인공이다. 그녀는 어느 날 사람들을 모아 놓고 ‘먼 곳에서 전해 온 이야기’로 이방인 오셀로의 삶을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아 노래한다. 이야기 속 인물들(오셀로·데스데모나·이아고)은 높은 신분을 가졌지만 허영과 불신, 욕망으로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단은 이들의 삶을 애처롭고 슬픈 마음으로 들려주다가도 때로는 3자의 눈으로 조소와 해학을 날린다.

신라 처용을 인용한 부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작품은 처용의 이야기를 서두로 던지며 시작한다. 먼 이국에서 똑같은 처지에 빠졌던 처용과 달리 오셀로는 이아고의 이간질에 처절하게 굴복하고 만다. 결국 부인을 죽이고 자신마저 목숨을 끊으며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다. 작품은 이렇듯 다른 듯 같은 이방인의 이야기를 배치해 동서양의 세계관을 대비해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은 음악감독·작창·배우를 담당하는 소리꾼 박인혜와 연출가 임영욱 콤비로 이뤄진 팀이다. ‘판소리 오셀로’에서 임영욱 연출은 작품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판소리가 갖는 서사극의 특징을 십분 활용해 공연 양식으로서의 판소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인혜는 판소리 음악극에서 종종 일어났던 작곡과 작창의 이질감을 최소화하며 우리가 몰랐던 판소리의 다양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정동극장은 “‘판소리 오셀로’는 한국 전통 창작 공연의 외연 확장 측면에서 주목해야 하는 작품”이라며 “단순히 서구의 원작 텍스트에 판소리를 접목한 것이 아닌 세계관의 구축과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창작ing’ 시리즈는 ‘판소리 오셀로’를 시작으로 ‘오셀로와 이아고’, ‘보듬어가세’(가제) 등을 12월까지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정동구락부_비밀의 정원’ ‘매화누이’ 2편의 낭독공연도 함께 선보인다.

티켓 가격은 R석 4만 원, S석 3만 원. 예매 및 문의는 정동극장,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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