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카레라스> “무대 위에선 지난 백혈병은 생각하지 않아”

2007년 세상을 뜬 루치아노 파바로티, 올 초 한국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한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리고 있는 호세 카레라스가 한국 공연을 위해 지난 5일 내한했다.

오는 8일 경희대학교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 고양아람누리에서 공연을 이어갈 호세 카레라스는 섬세하고도 힘있는 목소리를 가진, 감정이 풍부한 세계적인 리릭 테너(lyric tenor, 서정적인 노래에 어울리는 테너)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1987년 백혈병 진단을 받았으나 완치, 무대 복귀와 함께 ‘호세 카레라스 국제백혈병재단’을 설립하여 백혈병 퇴치 활동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백혈병 완치와 그에 대한 활동에 관한 많은 질문이 오고 갔던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호세 카레라스는 “같은 병을 앓았고 또 이겨낸 사람으로서 현재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재단 설립을 들었으며, 앞으로도 백혈병 치료약과 방법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을 이야기 했다.

한편 “무대 위에서는 백혈병을 앓았던 기억이나 당일 나의 신체 컨디션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그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목소리도 조금씩 변하겠지만 곡 해석은 더 깊고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환갑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한 집중력과 무대 위 카리스마를 지닌 세계적 테너로서의 자세를 여지없이 들어내는 모습이었다.

현재까지 왕성하게 오페라 무대에 서고 있는 플라시도 도밍고와는 달리 개인 콘서트를 자주 갖는 호세 카레라스는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 중 어느 무대를 더 자주 찾는가는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말하며 “내게 맞는 지휘자, 작품, 오케스트라가 있으면 언제든 오페라 무대로 향할 것”이라며 다양한 무대를 향한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얼마 전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베르디 성악 콩쿠르에서 “참가자 중 70%가 한국인이어서 놀랐다”는 그는 “앞으로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들은 한국에 와서 성악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한국 성악가들의 기량을 극찬하기도 했다.

1979년 첫 내한 공연 후 30여 년 간 꾸준히 한국 관객과 만나온 호세 카레라스는, 이번 공연의 대구 무대에서 ‘All I Ask Of You’, ‘Somewhere’ 등 유명 뮤지컬 넘버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등 대중과 익숙한 레퍼토리를, 고양에서는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 <루살카>의 ‘달에 부치는 노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 가곡 목련화와 신아리랑도 만나볼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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