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다페(MODAFE) 2009’ 반주은 부위원장 “힘든 일상이 예술로 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사)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한선숙/상명대 교수)가 주최하는 ‘제28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 이하 모다페)’가 오는 5월 26일부터 6월 6일까지 12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및 소극장, 아르코 시티극장, 서강대 메리 홀 등지에서 공연된다. 올해로 28회를 맞는 모다페는 그동안 해외 100여 단체, 국내 300여 단체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현대무용제로 자리매김 했다. 이렇게 매년 매회 더욱 발전하여 세계적인 축제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이번 모다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반주은(수원여대 교수)부위원장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올해 모다페가 추구하는 방향은?
△모다페는 매년 각각 다른 테마를 가지고 진행해 왔다. 특히 세계적인 문화의 흐름이나 트렌드에 맞춰 아방가르드적 경향의 작품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올해는 그런 직접적인 테마보다 좀 더 현실성에 가까운 시도를 하려고 한다. 갈수록 힘들어지고 고단해지는 현 시대에 이번 모다페가 예술로서 정화시켜 줄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길 원했다. 가장 컨템포러리적인 무용이 우리 마음의 감정이나 정서 문화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현대성이 강한 언어와 이를 통한 감흥의 컨셉으로 무대를 설치했다. 그렇지만 작품은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다양하게 준비했다. 테크니컬하면서도 정형화된 작품을 선보여 관객들의 취향과 정서가치, 그리고 교류의 장이 되고자 한다.

▶ 올해 모다페가 작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년에는 강력한 언어로 ‘움직임의 혁명, 표현의 자유’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무용이 추구하는 소통의 관점에서 소통의 화두를 두고 진행한 것이다. 무용이 그 소통과 어떻게 접근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파괴적인, 파격적인, 극단적인 움직임의 혁명을 중요시했다. 그래서 ‘움직임’ 자체를 일반적인 것이 아닌 혁명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표현의 자유(해방)’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그러나 올해는 아주 색깔을 바꾸어서 다양한 예술가들의 독창적 무용을 통해 ‘감동’ 받을 수 있도록 진행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이 사회에서 관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올해는 어떤 나라가 참여하는가?
△항상 모다페에서 ‘오프닝 작’은 가장 대표성 있는 작품을 내세웠다. 그래서 그 출발을 프랑스 팀이 하게 됐다. 프랑스 팀은 ‘코미디(Comedy)’라는 작품을 가지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1960년대 극적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인간군상을 조명한 것이다. 그리고 캐나다 팀의 ‘아나토미스(Anatomies)’는 신체를 기계화된 관점에서 움직임으로 풀어냈다. 오스트리아의 ‘포싱 프로젝트(Posing Project B-The Art of Seduction)’는 유혹에 관한 게임을 몸으로 풀어낸 것이다. 벨로루시의 ‘윈터(Missed Winter)’는 모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움직임을 표현한다.

▶ 해외 초청 공연의 선별방식은 어떠했나?
△모다페 사무국에는 국내 작품선정위원회와 해외 작품선정위원회가 있다. 대표적으로 모든 것은 최상철 코디네이터가 직접 해외를 오가며 선정한 것이다. 그래서 매 회마다 테마별로 선보이게 된다. 특히 올해 선보이게 될 해외 작품들은 미리 2, 3년 전에 계약을 마친 것도 있다.

▶ 특별히 올해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 있다면?
△모든 작품들이 다 기대된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이 있다면 국제 공동 작업으로 한국의 김원과 중국의 진싱(Jin Xing)이 만든 ‘외침’이다. 진싱의 경우는 1985년쯤 한국에 한번 왔었다. 그때는 굉장히 건장한 청년이었는데 여성으로 몸을 바꾼 후 오랜만에 보게 되어 무척 새로울 것 같다. 지금은 상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결혼도 했다. 김원과는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만나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진싱은 트렌스젠더가 되기 전에도 몸이 상당히 유연했었다. 이번 김원과의 공동작업 ‘외침’이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무척 기대된다.

▶ 모다페 프로그램 중 ‘국제 레지던스 쇼케이스’ 진행 방식이 궁금하다.
△이 행사는 모다페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현대무용협회가 처음 연 사업이다.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원을 받아 모다페와 연계해서 진행된다. 박순호 선생님이 아트 디렉터를 하시고 분야별로 조명, 무용, 미술, 연극 등 통합적인 예술가들이 모여 3~4개월간에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노출시켜서 과정 자체를 진지하게 접근한다. 기존방식과 달리 거꾸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서울을 보다’라는 주제로 5개국의 예술가들이 모여 과제별로 선보이게 된다. 그래서 각자의 장르적 관점에서 도출한 이미지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

▶ 앞으로 모다페가 발전하기 위해 개선할 점이 있다면?
△무용예술이란 장르는 원래 서구위주의 흐름으로 주도되어 왔었다. 모다페 초기에는 예술문화의 안목과 감각을 익히는데 1차적 목표를 두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작품과 수직선상에서의 평가가 아니라 함께 공유하는데 목적을 둔다. 앞으로 모다페는 세계 최고의 무용단을 소개함과 동시에 한국의 무용도 널리 알릴 것이다. 특히 지금은 세계적인 축제의 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다. 그래서 우리가 세계를 향해 뻗어나갈 수 있는 구축점이 되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고픈 말은?
△지금 사회는 갈수록 악화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모든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이번 모다페를 준비했다.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삶의 여유와 행복을 느꼈으면 한다. 더불어 모다페 역시 감동을 안고 더 진보해 갈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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