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옥주현...무대는 지금 80년생이 대세

제 2의 사춘기라 불리는 서른.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그대로 주저 앉기도 애매모호한 나이로 불리기도 하지만, 지금 무대 위에는 공자의 이립(而立) 못지 않게 종횡무진 자신을 세우는 서른살 배우들이 가득하다.

먼저 지난 2월 성남공연에 이어 오는 7월 9일부터 8월 23일까지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돈 주앙>에서 주인공 돈 주앙 역을 맡은 김다현과 강태을 모두 1980년생으로 올해 서른. 지난 성남 공연에서는 그간 한국 무대에서 익숙하지 않았던, 쾌락에 빠져 살며 뭇 여자들을 사로잡는 마력의 캐릭터 돈 주앙을 섬세하고도 강렬하게 표현해 서울 공연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 세계에 불었던 ‘사춘기’ 바람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몰고 올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는 배우 조정석이 실제 나이의 반인 열 다섯 살 모리츠로 열연한다. 배우들 사이에서도 동안으로 유명한 그는 크고 또렷한 눈, 하늘을 찌르는 맑고 시원한 가창력이 질풍노도를 맞은 혼란스러운 10대를 표현하기에 제격이라는 평이다.

현재 <바람의 나라>에는 죽어서까지 이복 동생인 무휼을 도와주는 해명 역에 1980년생 양준모가 있다. 진지한 무게감이 더욱 돋보이는 양준모는 <천사의 발톱>, <스위니 토드>, <씨 왓 아이 워너 씨>등을 통해 굵고 힘있는 보이스와 연기력을 선보이며 올 하반기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을 이미 예약해 두었다.


여배우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가요계 요정에서 실력파 뮤지컬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옥주현도 올해 서른을 맞으며 무대 위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최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드라큘라>등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에게서 “당장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해도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받기도 한 그녀는 올해 <캣츠>의 그리자벨라 역에 이어 <시카고>의 록시,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코러스 걸 페기 소여 역으로 쉼 없이 관객과 만난다.

결코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그녀의 역할, 에스메랄다 역으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을 지키고 있는 문혜원 역시 서른 대열에 합류했다. 록 밴드 ‘뷰렛’의 리드 보컬이기도 한 그녀는 뮤지컬 <헤드윅>,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 강렬한 소리가 더욱 돋보이는 작품에서 힘을 발휘하는 개성 강한 여배우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 해 전국에서 이어진 노트르담의 무대를 놓쳤던 관객이라면 오는 7월 17일부터 3일간 광주에서 열리는 공연을 통해 그녀의 매력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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