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김무열, “차가움 속에 뜨거움이 꿈틀대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종횡무진 하는 배우 김무열. 현재 그는 모든 촬영을 올 스톱하고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집중하고 있다. 김무열은 이 작품에서 진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똑똑한 멜키어 역을 맡았다. 공연이 벌써 한 달 가까이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자신의 캐릭터 분석에 여념이 없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6개월 장기 공연이다 보니 배우들도 매번 똑같은 무대를 만들지 않을까 고민이 되요. 그래서 저희들끼리 항상 장면을 여러 번 바꿔보고 논의하고 있어요. 현재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발전되고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출연중인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 또한 연출가와 여러 스태프들도 연습시간 전에 나와 철저한 준비를 한다고 한다. “모두들 작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어요. 전 배우와 스태프 진들이 매일 나와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거든요. 무대와 의상 동선까지 완벽한 일치를 주려고 해요. 이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오리지널 스프링 어웨이크닝보다 더 훌륭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요(웃음).”

- 엄격했던 그의 사춘기 시절!

김무열의 사춘기 시절은 어땠을까?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볼그레해진 얼굴로 시종일관 ‘하하’를 연발했다. “저는 사춘기 시절을 조용하게 겪었어요. 고등학교는 예고를 나와서 제가 하고 싶었던 연기만 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땐 연기가 너무 좋아서 공부는 손을 놨죠(웃음). 반면 중학교 시절에는 정말 공부만 했어요. 두발자유화도 없었고, 교복에 농구화는 안됐고, 머리가 길면 선생님들이 직접 밀었거든요. 지금과는 다른 엄격한 시절이었기에 조용히 지낼 수밖에 없었어요.” 정말 배우 김무열에게 사춘기 시절의 반항이란 없었던 것일까. 그도 그럴 것이 딱 한번 반항했다고 한 대답이 “아버지에게 허락 맡고 친구 집에 갔는데, 친구와 함께 밤거리를 걸어본 거예요. 그때 밤거리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어요. 자유로운 밤거리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거든요”란다.

엄격한 공무원 집안에서 태어난 김무열은 반항은커녕 연기도 아버지 몰래 배워야했다. “중학교 2학년 말부터 연기를 배우게 됐어요. 그때도 역시 아버지 몰래했죠. 아버지는 공부하기 원하셨거든요. 다행히 저의 든든한 후원자인 어머니가 도와 주셔서 몰래 배울 수 있었어요. 사실 처음에 장난삼아 시작했는데 하면서 너무 재미를 느껴버렸어요.” 이렇듯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연기는 어느덧 그의 인생에 크나큰 전환점이 되어버렸다. “저도 연기에 깊게 빠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만약 제가 연기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아버지의 뜻대로 공부와 관련된 직업을 가졌겠죠. 지금 저는 너무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입니다.”

사춘기 시절, 반항기 하나 없었던 그가 어떻게 ‘멜키어’란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정말 저에겐 어려운 숙제였어요. 극중 멜키어는 똑똑했지만, 지금 시대에 비추어 봤을 때 17살 어린나이로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너무 많이 겪었거든요. 사실 그 나이에 똑똑하다면 얼마나 똑똑하겠어요. 결과적으로 아직 어린 애인데……. 그러나 제가 멜키어에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삶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거였어요. 그 당시에 저도 나름 치열하게 살았거든요. 말로 다할 순 없지만, 저 역시 힘든 적도 많았어요. 그 모습에서 공감이 오더라고요.”

- 그와 함께하는 배우 김유영, 조정석!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공연 전부터 평단과 뮤지컬 마니아들로부터 숫한 화제를 모았다.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연출과 안무, 격렬한 음악 등이 작품에 강한 메리트를 준다. 그는 “이 작품은 고전이에요. 고전이 가진 단점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현대적인 음악과 잘 맞물려서 유니크하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이런 표현주의 작품은 처음이거든요. 이 작품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건 표현주의적 방식이 뮤지컬과도 잘 어우러질 수 있다는 거예요”라며 작품의 특별한 매력을 전했다. 덧붙여 “예전에 했던 뮤지컬 쓰릴 미도 굉장한 임팩트를 주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피아노 한 대로 작품을 이끌어가거든요. 이 작품 역시 정사각형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단순한 동선과 시선만으로 장면이 전환되고, 분위기가 바뀌어요. 그런 점에서 굉장히 독특하죠.”

김무열은 이번 작품에서 신예 배우 김유영과 호흡을 맞춘다. 현재 김유영은 신인답지 않는 뛰어난 연기력과 풍부한 성량으로 좋은 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는 김유영을 “굉장히 작고 귀여운 동생”이라고 소개했다. “유영이는 기본적으로 진지함이 몸에 배어 있어요. 벤들라 역의 이미지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죠. 처음에 오디션 장에서 유영이를 봤는데 노래를 너무 잘해서 놀랐어요.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많은 동생이에요. 다음에 다른 작품으로 또 만나고 싶어요.” 계속해서 그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었으면 해요. 여기서 안주하기 보다는 배우로서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유영이는 욕심이 많으니깐 잘 될 거에요”라며 김유영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또 한명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배우 조정석이다. 조정석은 이번 작품에서 ‘모리츠’ 역으로 분해 혼란스런 사춘기 시절을 겪는 열등생 이미지를 그려낸다. 김무열은 극 중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조정석을 꼽았다. “모리츠는 굉장히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비주얼로만 봤을 때 굉장히 재미있는 친구잖아요. 물론 비극적인 죽음을 맞지만요. 정석이형도 실제모습은 굉장히 개구쟁이에요. 평소에도 엉뚱하고 재미있죠(웃음). 연습시간에 분위기 메이커를 톡톡히 하고 있어요.”

-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무대는 관객들과 배우들이 함께 앉아 공연을 지켜볼 수 있게 무대석이 마련되었다. 무대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은 객석의 시선 때문에 하나하나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그건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사실 불편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저 같은 경우 다음 장면을 위해 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내는데, 관객들이 옆에서 힐끔힐끔 쳐다보시는 거예요. 조금 신경이 쓰였어요. 하지만 저희들은 배우니깐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관객들이 오히려 많이 불편해 하세요. 배우들이 의자에 앉아 노래를 하면 조명이 비취거든요. 그때 자신에게 비췰까봐 살짝 옆으로 피하시더라고요. 함께 즐겨도 괜찮은데 자꾸 신경이 쓰이나 봐요. 반면 외국 분들은 배우들과 함께 즐기고 재밌어 하세요. 그 점이 조금 안타까워요.”

배우 김무열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차가움 속의 뜨거움’이라 정의했다. “이 작품은 젊은 에너지들을 냉정하고 차갑게 만들었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뜨거움을 단전안에 깊숙이 숨겨 놓지 않으면 언제든 올라올 수 있고, 요동칠 수가 있거든요. 다시 말해 청소년 시기에 꿈틀거리는 최대한의 에너지를 폭발하지 않도록 깊이 담아두는 거예요. 이 작품을 본 관객들도 아마 공감하실 거예요.”

마지막으로 그는 관객들에게 작품의 메시지를 전했다. “6개월 동안의 긴 공연이지만 계속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발전시키려고 해요. 배우들이 너무 욕심이 많아서 끊임없이 발전할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신다면 저희만의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차갑지만 뜨거운 열정을 가슴속 깊이 박아놓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앞으로도 많이 지켜봐 주세요(웃음).”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