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재키브> 고 피천득의 외손자, 바이올리니스트로 첫 리사이틀

리처드 용재 오닐을 중심으로 젊은 연주자들이 모인 실내악 앙상블 디토의 멤버이자, 문인 고 피천득의 외손자이기도 한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24)가 국내 첫 솔로 리사이틀을 연다.

하버드 졸업 후 뉴 잉글랜드 음악원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친 그는 1997년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본격적인 무대에 데뷔했으며, 14살이 되던 2000년에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연주를 통해 유럽 무대에서의 활동을 시작한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이다.

2002년 미국의 유망 연주자들에게 수여되는 에이버리 피셔 그랜트 상을 수상하며 주목 받는 차세대 바이올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그는 올 12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담은 데뷔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연주회를 위해 15일 새벽 한국에 도착해, 당일 오전 기자간담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앨범 수록 곡이자 이번 리사이틀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악장을 연주했다.

“엄마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을 제 2의 고향으로 느낀다”는 그는 브람스를 첫 앨범의 수록곡으로 정한 것에 대해 “3개의 악장이 각기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한데로 어우러지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외할아버지인 고 피천득의 유난한 사랑을 받은 손자로도 알려진 그는 “한국 문화에서 대단히 중요한 분이지만 내게는 체스를 함께 두었던 할아버지”라고 말하며 “어릴 적 셰익스피어의 글을 포함해 문학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해 주셨고 나이가 드셨어도 굉장히 젊게 생활하셨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특히 디토를 비롯, 한국에서의 다양한 연주를 통해 “음악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는지 다시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며 “전문 음악가로서 한국에서의 공연을 펼치고 싶다”며 첫 독주회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었다.

앨범 작업 뿐 아니라 이번 연주회에서도 함께 하는 피아니스트 맥스 레빈슨은 “알고 있는 많은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중 가장 좋아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스테판 재키브를 이야기 하며, “나이는 젊지만 연주는 결코 어리지 않아 대단히 성숙하고 열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데뷔 앨범의 곡 해설을 직접 쓰기도 한 그는 “글을 쓰면서 작품에 대한 나의 생각이 더 확실해 지는 것 같다”며 “기회가 된다면 공연 프로그램에도 글을 써 보고 싶다”고 말했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를 비롯,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와 쇼팽의 녹턴 등을 만날 수 있는 스테판 재키브 리사이틀은 오는 16일 고양을 시작으로 17일 구로아트밸리, 18일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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