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꿈이 있는 젊음은 아름답다!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

 대학 시절을 떠올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그 땐 그랬지’하는 추억과 함께 회상에 잠기기 쉽다. 밴드 활동이나 연극을 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새끼를 빼앗긴 암곰처럼 서로 싸우기도 하고 소리도 질러보고 수업도 재끼고 한 잔 꺾는 일. 월급 받고 회사 다니는 직장인들에겐 꿈도 못 꿀 일이 등록금 내고 학교 다니는 학생들에겐 그저 마음먹기에 달렸다.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는 이런 대학생들의 풋풋함을 록음악과 랩 그리고 감미로운 통기타 선율에 담았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앙코르’를 외치며 환호한다. 

‘비온뒤비’는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록밴드다. 잘나가지도, 드럼, 기타, 베이스, 보컬, 건반이라는 밴드의 조건을 충족한 것도 아니다. 이 밴드엔 드럼이 공석이다. 뿐만 아니다. 리더인 후니는 강압적으로 밴드를 이끈다. 후니의 신경을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날엔 바로 연습이 ‘쫑’이 난다. 밝은 음악 금지, 밴드 내 연애도 금지. 이것이 리더 후니의 십계명이다.  

그래도 밴드 ‘비온뒤비’는 기타리스트 지우, 보컬 인하, 건반에 서윤, 피아노 신이라는 친구들이 있기에 굴러간다. 여기에 드러머로 오디션을 통과한(?)-지원자 1명-지아로 인해 밴드 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지아는 기타리스트 지우를 짝사랑한다. 그리고 선천적으로 밝고 급한 성격을 타고났다. 후니가 데모하다가 그 ‘필’로 지었다는 ‘비온뒤비’라는 밴드 이름도 급기야 바꾸자고 제안한다.  

사사건건 부딪칠 것만 같았던 지아와 후니는 결국 CMj7이라는 환상적인 코드를 만들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의 웃음 포인트는 후니에게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피아노의 신이도 멀티맨으로 활약하며 큰 웃음을 주지만 강압적이고 어두운 이미지를 고수하던 (헤어스타일도 중간쯤 오는 장발이다) 후니의 반전 유머는 실소를 터트리게 한다.  

극단의 대표이자 작품을 쓴 박계훈이 후니로 등장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대학시절 밴드 활동 경험이 있는 그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다. 지난 2009년 아리랑아트홀 재개관 기념 공연으로 올라갔던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는 아리랑아트홀의 2009년 최고의 인기 공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무대는 새로운 배우들과 한 차례 수정, 보완을 거친 대본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No力(노력)’, ‘U-Go 지아’, ‘후니's Story’ 등 대부분의 뮤지컬 넘버들이 멤버들의 작사, 작곡으로 채워졌다. 유머와 재치 넘치는 가사, 그리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가 관객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콘서트형 뮤지컬로 스트레스에 지친 관객들을 깨워 줄 ‘피크를 던져라’는 오는 4월 25일까지 대학로 아티스탄홀에서 공연된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l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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