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한예종 출신 재주꾼들이 모였다!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
블랙은 세련됐다. 블랙은 깊고 진하다. 멋쟁이들은 검정색 하나로도 멋진 코디를 연출해낸다. 깔끔하고 기본적인 색깔의 기준이 되는 이 컬러는 홍대 앞 밤거리 문화를 닮았다. 저마다 ‘프라이데이 나잇!’을 외치며 하나 둘 지친 일상의 무게를 뒤로 하고 모인 사람들. 그 속에는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의 주인공들도 함께 있었다.
20대는 언제나 흔들리고 비틀거리고 두리번거리며 내딛는 걸음과도 같다. 먼저 이 길을 걸었던 선배들의 말은 무조건 다 거역하고 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들은 쎈 척 하지만 실은 연약하고 내세울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의 포스터는 검정색 바탕에 드럼 심벌, 그리고 기타리스트 지우의 뒷모습이 균형감 있게 배치됐다. 그리고 중간 위쪽에 쓰여 있는 ‘피크를 던져라’라는 제목까지가 하나를 이룬다. 뮤지컬 넘버이기도 한 ‘Cmajor7, 우리들의 Heaven’이라는 문구도 언뜻 보인다. ‘Cmajor7’이라 함은 도 ? 미 ? 솔 ? 시가 결합해 만드는 환상의 코드를 일컫는다.
우정도, 일도, 사랑도 그리고 세상사는 법도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서툴다. 환상의 호흡은커녕 삐걱거리기만 한다.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긋나고 목소리가 커지고 괜히 심술을 부리거나 알면서도 상대방의 속을 뒤집어 놓는 일. 그럼에도 우리는 싸우고 화해하고 또 다시 싸우는 이 전투를 그만 둘 생각이 없다. 아직 젊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모두(후니 역에 극단 PEAK 대표를 제외하면) 87년생 동갑내기 친구들로 이루어졌다. 스물 넷, 그들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는 그 나이에 맞게 젊고 풋풋하다. 대학로에 붙어 있는 이 포스터가 외친다. "젊은 그대 잠깨어 오라!"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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