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순수한 모습 뒤에 감춰진 강인함, 뮤지컬 ‘올슉업’의 배우 김보강
강한 눈빛, 뚜렷한 이목구비, 낮고 굵은 톤의 목소리로 숱한 여성들의 마음을 녹이며, 2006년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 시킨 배우가 있다. 바로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블루칩 배우 김보강이다. 그가 이번엔 뮤지컬 ‘올슉업’에서 모든 여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행복한 기운을 심어주는 음악 전도사, 채드로 무대에 오른다.
“예전에 지인들과 뮤지컬 ‘올슉업’을 본적이 있어요. 그때 채드를 보고 다들 저와 캐릭터가 너무 잘 맞는다는 말들을 하셨죠. 그리고 때마침 3월에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어요. 그래도 걱정은 됐죠. 결과를 기다리는 2시간이 마치 1년 같았어요. 정말 떨렸거든요”라며 오디션 당시를 회상했다.
보컬에서 배우가 되는 여정
배우 김보강은 음악인 집안에서 자연스레 음악을 접하며 자랐다. “할머니는 판소리를 하시는 국악인이었고 아버지는 색소폰을 연주하셨어요. 삼촌은 ‘무궁화’의 보컬 김기하에요. 이름을 크게 알리진 못했지만 라이브 카페 촌에서는 잘나가는 가수였죠. 음주가무를 즐기는 집안이라고나 할까요? 하하.” 그는 삼촌의 뒤를 이어 ‘무궁화’ 보컬 2기로 활동하기도 했다.
누구보다도 음악을 사랑하던 그가,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무대에서의 연출력도 필요하니까요. 그러면서 뮤지컬에도 관심을 갖게 됐죠. 어느 날 라이브 클럽에서 노래를 하는데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연출님께서 우연히 그곳에 오셨고 저에게 명함을 주고 가셨어요. 이 기회를 시작으로 연기 인생이 시작됐죠.”
뮤지컬 무대에서 조금씩 이름을 알릴 때쯤, 그는 드라마와 예능에까지 활동범위를 넓혀갔다. “뮤지컬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에너지로 공연을 만들어 낸다면, 드라마는 각 장면마다 나눠서 촬영되기 때문에 감정적인 부분을 조절한다는 점이 어려웠죠. 그만큼 순발력이 더 필요하니까요. 뮤지컬 환경에만 익숙했던 터라 드라마, 예능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고요.” 그러나 배우 김보강은 언제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고충을 이겨냈다.
배우 김보강이 말하는 채드의 매력
배우 손호영, 송용진과 같은 배역을 연기한다는 게 부담이 될 터. 그러나 배우 김보강은 그들과 함께 연기하고 호흡하는 자체가 영광이라고 말한다.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배울 점이 많고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처음 4주 동안은 채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라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과 호흡하고 어울리고 숨김없이 연습하다 보니, 제 안에서 채드가 자연스럽게 묻어나오고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죠.”
3인 3색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올슉업’. 그렇다면 배우 김보강이 표현하는 채드는 어떨까. “채드는 너무 멋있는 사람이죠. 음악을 즐기고 음악을 통해 사랑을 전해주는 역할이 다보니 연기하면서도 너무 즐거웠어요. 아마, 송용진씨는 로커 같은 느낌일 것 같고 손호영씨는 정말 딱 보이는 그대로 멋진 가수 같아요. 그리고 저는 남성적이고 진실 되고 음악을 사랑하는 채드가 되지 않을까요? 하하, 제가 전라도 광주 출신이라 흥분하면 시골 총각 같은 느낌이 나기도 하죠. 이런 것만 좀 더 자제하면 멋있는 채드가 될 것 같아요.”
음악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서인지 배우 김보강에게는 채드의 느낌이 묻어난다. “채드와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많아요. 채드는 쿨 가이인데 저는 다른 사람한테는 몰라도 제 자신한테 만큼은 쿨 하지 못해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여러 가지 음악을 전해주고 들려주는 모습은 저와 같은 것 같아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배우 김보강에게 2007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올슉업’을 꼭 봐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뮤지컬 ‘올슉업’은 정말 즐거운 작품이에요. 음악이란 마법에 걸려 사랑에 빠질 것만 같아요. 싸운 커플, 헤어진 커플이 공연을 보시면 모두가 후회하실 거예요. 왜냐고요? 모두를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솔로인 사람들에게도 용기가 생겨요. 그래서 사랑을 고백하기도 하고 어떤 꿈에 도전하기도 해요. 이 작품에는 꿈만 가지고 있다면 모두 이룰 수 있다는 소중한 메시지가 있어요”라며 뮤지컬 ‘올슉업’의 매력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연기하는 채드를 보러 오신다면 ‘배우 김보강은 뮤지컬 ‘올슉업’에 푹 빠져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연할 겁니다. 아직 저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워야하는 부족함이 많지만 그 부족함을 하나씩 채워나가는 열정이 가득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많이 응원해주시고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공연을 보여 드릴게요”라고 전했다.
그는 한순간에 빛을 보고 사라지는 배우보다는 한 계단씩 천천히 오르며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 김보강의 멋진 활약을 기대해 본다.
글_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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