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it] 모두에게 안성맞춤! 국립발레단의 발레 ‘코펠리아’
재미 Up, 감성도 Up, 가격은 Down!
점심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나른한 4월의 햇살을 받으며 최대한 멀리멀리 돌아 사무실로 향한다. 그곳이 곧 지옥이요 감옥이듯 걸음걸이는 한없이 느리고 무겁다. 이 시간의 직장여성들은 공연게시판, 버스, 혹은 남의 집 담벼락 등에 붙은 포스터들을 힐끗거리며 ‘건수’를 찾기도 한다. 각박한 세상에 건조해진 마음을 감동시켜줄 무언가를 고대하는 것이다. 산책 나온 대한민국의 어머니들도 마찬가지다. 마트에 들러 장만 보고 집에 가기에는 바람과 햇살이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든다. 저기 붙어 있는 공연포스터 한 장. 예전에는 병아리 눈물만한 커피 잔에 담긴 시커먼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문학을 즐겼다. 한 주에 한 번씩은 공연관람도 잊지 않았다. 다 지난 일이다. 한편, 일찍 끝난 수업에 책가방 짊어지고 집으로 향하던 어린이들도 그 ‘건수’를 찾아 사방으로 눈을 굴린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던 엄마와 딸이 만났다. 그리고 딸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 발레 ‘코펠리아’의 포스터가 있다. 공연이라니! 그것도 발레라니!
이 한 장의 핑크빛 포스터는 어린 딸의 마음을 마구잡이로 휘저을 만치 신비롭다. 포스터에는 붉은 머리에 흰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앉아있다. 그녀가 바로 주인공 코펠리아다. 그녀는 마술과 연금술을 즐기는 과학자 코펠리우스가 만든 정교한 인형이다. 코펠리아 앞에 앉아있는 노인이 코펠리우스다. 코펠리아는 실제 사람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마을사람들로 하여금 살아있는 존재로 착각하게 만든다. 그 모습을 본 프란츠는 코펠리아에게 반하고, 이제 약혼녀 스와닐다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발레 ‘코펠리아’ 포스터의 신비로움에 딸은 눈을 떼지 못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다급하다. 우선 비싸니까. 또 만화영화의 한 장면인줄만 알고 있을 딸에게 발레란 너무 고상하며 어렵고 당황스러운 문화니까.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다.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로 관객을 찾게 된 ‘코펠리아’는 전혀 어렵지 않다. 이 작품은 이전의 고전발레와 달리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카툰발레의 콘셉트로 재밌게 꾸며졌다. 무대와 의상 등의 볼거리도 가득하다. 이는 어린이는 물론, 발레가 어려웠던 대중들에게도 발레의 색다른 매력과 재미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 문턱을 낮춘 국립발레단의 발레 ‘코펠리아’의 가격은 5천원에서 3만원까지 매우 저렴하다. 어린 딸, 아들과 함께 보낼 시간을 100% 만족시켜 줄 발레 ‘코펠리아’가 이 포스터를 접한 모든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의 생일선물로, 어린 조카의 어린이날 선물로도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자정이 되면 변해버리는 신데렐라의 처지에 가슴 아프고, 사과 한입에 꼴까닥 기절해버린 백설공주를 보며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꼈던 어린 시절. 지금은 마녀도 왕자도 없다는 걸 알지만 유년의 향수는 어렴풋이 남아 일말의 감성을 자극한다. 발레 ‘코펠리아’는 지친 우리에게 그 시절을 맛보게 해 줄 것이다.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로 무대에 오르는 발레 ‘코펠리아’는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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