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무대 서는 바이올린의 여제 정경화

“여기는 에너지가 끓기 때문에 한국에만 오면 막 가슴이 부글부글해요(웃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5년 만에 연주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05년 게르기예프-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와 연주회를 준비하던 중 손가락 부상을 입은 그녀는, 오는 5월 4일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가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국내 협연으로 무대 복귀를 알린다.

지난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가락 부상도 말끔히 나았고, 오히려 5년간 연주를 쉬었던 것이 예술인으로서 더욱 성장하게 된 시간이었다”고 말한 그녀는, 이번 복귀 무대에서 5년 전 부상으로 연주하지 못했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브람스 콘체르토는 저 역시 너무 팬이고 굉장히 사랑하는 작품이에요. 바이올린 레퍼토리 중 테크닉 면에서 제일 완벽한 콘체르토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년간 모교인 줄리어드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정경화는 복귀 무대와 더불어 재능있는 연주자들의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밝혔다. “한국을 비롯, 세계에 뛰어난 연주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아주 기쁘다”고 말한 그녀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재주 있다”며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리를 꼽기도 했다.

“현재 줄리어드 학생들도 보면, 직업적 연주자가 되는 것이냐, 아니면 예술가가 되는 것이냐로 나눠지는데 지금 흐르는 경향은 직업적으로 가는 것이에요. 이 학생들을 키워서 사회로 나가 직업을 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솔직히 어렸을 때 공부하면서 직업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거든요. 아주 좋은 연주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이 때 금전적인 지원을 탄탄히 해 줘서 아무런 걱정이나 압박 없이 재능 있는 사람이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화 정 파운데이션’을 통해 본격적인 펀드레이징 및 지원 활동을 펼칠 예정인 정경화는 “한국의 클래식 아티스트들을 우선으로 하겠지만, 누구라도 재능 있는 사람을 지원해 주고 싶다”고 한다.

또한 언니인 첼리스트 정명화, 동생인 마에스트로 정명훈(피아노)과 함께 ‘정트리오’로 활동하기도 한 그녀는 “그간 서로 떨어져서 바쁘게 지냈지만, 저도 다시 생각이 나고, 듀오 콘서트 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주할 때 마다 그 전도, 그 다음도 생각하지 않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연주했다”는 정명화의 협연은 5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5월 3일과 6일에 각각 예술의전당과 고양아람누리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함께 슈만 피아노 협주곡,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등을 연주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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