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모녀 사이의 진한 사랑, 뮤지컬 ‘친정엄마’
부르면 부를수록 그리워지는 그 이름, 엄마
아무리 불러도 지겹지 않은, 마음속까지 그리운 그 이름 엄마. 언제나 나를 지켜주고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엄마와 딸의 가슴 벅찬 이야기, 뮤지컬 ‘친정엄마’가 지난 4월 28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개막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고, 웃음 없이 볼 수 없는 이 작품은 엄마에게 받은 사랑을 딸에게 주는 내리사랑과 아이를 낳고나서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 “엄마는 처음부터 우리 엄마였던 것 같아”
무대 위에 등장한 두 여인. 딱 봐도 다정한 모녀지간의 모습이다. 엄마는 자신에게도 꽃다운 시절이 있었다며 옛 추억을 회상한다. 그 회상 속에는 엄마의 어린 시절과 열여덟의 가슴 설렌 첫사랑, 그리고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하지만 꿈 많던 그 어린 소녀는 꿈과 사랑을 포기한 채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엄마는 태어났을 때부터 엄마였던 것 같다며 웃는 딸. 난생 처음 듣는 엄마의 옛 이야기가 마냥 신기한가보다. 하지만 딸이 지켜보지 못한 사이, 엄마는 곱디고운 소녀가 아닌 주름살이 가득한 나의 엄마였다.
- 고슴도치의 사랑= 친정엄마의 사랑
모든 엄마들의 눈에는 자기 자식이 가장 예쁘고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눈에는 그것이 아니었나보다. 나에게 최고인 딸에게 보잘 것 없는 아이라며 면전에 대고 말하는 시 어머니 되실 분이 나타났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엄마는 억장이 무너진다. 아니 무너지다 못해 찢어진다. 귀하디귀한 내 딸에게 구박하는 저 여자를 보기도 싫지만 딸은 결국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한 남자의 아내가 됐다. 그리고 어리게만 보던 딸은 아이를 가졌다. 그렇기에 엄마의 초점은 딸에게 더더욱 맞춰져 있다. 마치 어디에서나 부르면 달려올 슈퍼맨처럼. 산달이 얼마 남지 않은 딸의 집에 방문한 엄마는 집 앞 슈퍼에서도 파는 음식들을 시골에서부터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엄마의 마음을 알면서도 딸은 잔소리만 늘어놓는다. 잔소리에 서운해진 것도 잠시, 엄마는 자신이 싸온 음식을 먹는 딸의 모습을 보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 일방적인 짝사랑, 모정
딸에게 모든 사랑을 준 탓일까. 엄마는 병을 얻는다. 그러나 엄마는 딸에게 짐이 될까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도 숨기고 만다. 이러한 사실을 알길 없는 딸은 자신의 힘든 일을 위로받기 위해 엄마를 찾지만 엄마는 오히려 딸을 다그친다. 엄마의 마음을 알면서도 오히려 화를 내는 딸. 그리고 평생 딸의 뒷모습만 보며 짝사랑을 하는 엄마. 모녀의 사랑은 언제나 일방통행이다. 엄마와 딸의 애증관계가 반복 되던 중 엄마는 그토록 사랑하는 딸의 곁을 떠나갔다. 엄마의 아픔을 몰랐던 딸은 투정만 부리고 화만 냈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엄마의 진심을 깨닫는다. 딸은 그동안 단 한 번도 표현하지 못했던 가슴 속에 있던 엄마에 대한 사랑을 다시 가슴에 묻는다. 그리고 울부짖는다.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늘 미안한 것 투성이지만 그 중 가장 미안한건 엄마는 나를 세상에게 가장 사랑하는데 내가 세상에게 가장 사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어서 정말 미안해....”라고.
뮤지컬 ‘친정엄마’는 고혜정 작가의 실화를 다루고 있는 작품인 만큼 일상생활에서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눈물샘을 자극한다. 또한 온 세대가 공감하는 대중가요를 뮤지컬 넘버로 사용해 극의 재미를 두 배로 살려 냈다. 늘 아옹다옹하는 엄마와 딸의 애증관계와 애틋함을 확인 할 수 있는 뮤지컬 ‘친정엄마는 오는 5월 30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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