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내 애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연극 ‘그남자 그여자’

 

사랑에 빠지면 온 세상이 핑크빛으로 물든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마냥 기분이 좋고 상대방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발그스레해지면서 설렌다. 그러던 것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설렘 위로 편안함이 자리한다. 그러면서 이제껏 보지 못한 상대방의 모습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실망하기도 혹은 인간다움을 느끼기도 한다. 연애, 그것은 낯선 남녀가 만나 서로의 새콤달콤한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와 다름’에 힘들어하기도, 때로는 ‘나와 다름’ 그것 때문에 행복하기도 한 게 아닐까. 

여기 한 남자와 여자가 있다. 포스터 전반을 메운 핑크빛을 보노라면 둘은 사랑하는 사이임이 분명한데 약간 거리를 두고 서 있다. 그들의 뒷모습에서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난다. 연극 ‘그남자 그여자’는 인기리에 종영한 라디오 드라마 ‘그 남자 그 여자’의 수많은 이야기 중 이미나 작가가 직접 창작한 일화만 묶어낸 동명의 에세이집을 원작으로 했다. 연극 ‘그남자 그여자’는 2007년 초연 이후 관객의 꾸준한 사랑과 공감을 이끌어 냈다. 소소한 것 하나하나 너무 다른 남녀. 서로 사랑하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역시 달라 간혹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는 하는 걸까?’라는 생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포스터 중심에 자리한 ‘서로 다른 언어로 사랑을 말하다’라는 문구처럼 연극 ‘그남자 그여자’는 서로 사랑하면서도 끊임없이 재고 또 재는 남녀에게 나와 다른 언어로 사랑을 말하고 표현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연극은 권태기에 빠져 서로에게 심드렁한 연인, 방금 연애를 시작해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좋은 연인 등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본다면 서로의 사랑을 보다 깊게 만들어 줄 듯하다. 서로 다른 언어를 내뱉어 상대방의 진심을 알아채지 못하는 연인이 함께 보면 더없이 좋을 연극 ‘그남자 그여자’다. 

사랑의 쓸쓸함과 달콤함을 고스란히 녹여낸 연극 ‘그남자 그여자’는 윤당아트홀(관장 고학찬)에서 오프런으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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