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뮤지컬 신작, 남배우 캐스팅 열전

“우려먹기는 이제 그만, 보고 또 보고의 시대는 지났다”

2010년 하반기 공연 기획사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재탕 재미에 빠져 “이 작품 한 번 더!”를 외치던 자세에서 벗어나 “멋진 신작 한 방”을 외치며 국내 창작, 국내 초연 라이선스 작품들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 주요 작품들의 눈에 띄는 공통점은 캐릭터 싱크로율 100%와 검증 받은 연기력, 스타성을 자랑하는 남자배우들을 앞세우고 있다는 것! <서편제>(8.14~11.7), <생명의 항해>(8.21~8.29), <궁>(9.8~10.24), <스팸어랏>(10.1~1.2)등 “오빠 한 번 믿어봐”를 외치며 2010년 하반기, 공연시장 구하기에 나선 하반기 주요 작품들을 만나보자.

<서편제> 임태경 “오빠, 유부남이어도 괜찮지?”


이지나 연출, 윤일상 음악감독, 젊은 판소리꾼 이자람 등 최강스탭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창작뮤지컬 <서편제>에 ‘감미로운 왕자’ 임태경이 합류했다.

임태경은 앞서 캐스팅된 김태훈과 함께 극중 록커로서, 소리꾼 아버지 유봉과 갈등하는 동호 역으로 출연한다. <모차르트!><로미오 앤 줄리엣><햄릿>에서 감미로운 목소리와 가창력으로 승부수를 띄었던 임태경은 <서편제>에서 작곡가 윤일상이 만든 뮤지컬 넘버를 통해 예술혼과 대중성을 고루 실은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뮤지컬 <서편제>에는 임태경과 함께 서범석, 홍경수, JK김동욱, 이자람, 차지연 등이 출연한다.

<생명의 항해>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 “고무신 거꾸로 신는 거 아니죠?”

뮤지컬 시장을 흔들고 있는 ‘캐스팅 비용’에 대한 고민은 일찌감치 접은 작품, <생명의 항해>가 오는 8월 출격한다. 국방부와 뮤지컬협회가 준비한 이번 항해에는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 등 공연기획사 캐스팅 담당자들이 탐내던 배우들이 총출동, 한 배에 승선했다.


‘스타 캐스팅’ 바람에 맞춰 캐스팅 1순위로 오르내리던 이준기는 <생명의 항해>를 통해 뮤지컬 신고식을 치른다. 한 때는 이준기 팬들을 중심으로 ‘이준기 출연 반대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으나, 이준기가 이번 뮤지컬을 그 어느 작품보다 즐겁게 연습하며 ‘열정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소식에 팬들도 안도감을 내쉬며 ‘앞자리 사수, 티켓팅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돈 주앙> 출신배우 주지훈, 김다현의 캐스팅 소식도 여성 관객들의 주머니를 유혹하고 있다. <생명의 항해>에는 연예병사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과 윤공주, 손현정, 문종원 등 다섯 명의 뮤지컬 배우들, 10대 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42명의 군장병 배우들이 출연한다.

<궁>, 유노윤호 “전석 매진, 믿어주신 만큼 잘할게요”


<모차르트!> ‘준수효과’만큼 강력한 ‘윤호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황태자, 유노윤호의 뮤지컬 데뷔작 <궁>은 오는 9월 시작한다. 뮤지컬 <궁>은 만화가 박소희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말괄량이 여고생 채경과 황태자 이신이 정략 결혼으로 부부가 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드라마 ‘궁’ 제작사의 첫 뮤지컬 작품이기도 한 이번 공연에서 유노윤호는 김동호, 런과 함께 황태자 이신 역에 캐스팅 됐다.

유노윤호는 <궁> 제작발표회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일탈을 꿈꾸는 신이처럼 때론 나도 유노윤호가 아닌 정윤호로 있고 싶을 때가 있다”며 자신과 공통점을 가진 이신을 기대해 달라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스팸어랏>, 관록의 오빠들 박영규, 정성화 “오빠가 너에게 줄 것은 웃음 뿐”

최근 공개된 포스터에서도 느낄 수 있는 두 배우의 완벽한 싱크로율. 브로드웨이 최강 코미디 뮤지컬로 꼽히는 <스팸어랏>을 놓칠 이유가 있을까.

영화, ‘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1975)을 뮤지컬로 만든 <스팸어랏>은 2005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1577회 이상 무대에 오르며 초연 당시 토니상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최우수 뮤지컬상, 최우수 여우 주연상,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아더왕과 원탁의기사 패러디 이야기로 폭소를 던져대는 주인공 아더 왕 역에는 배우 박영규와 정성화가 캐스팅 됐다.


<영웅>을 통해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로 자리 잡은 정성화는 대본을 받자마자 “아더왕은 내 역할”이라고 했을 만큼 작품에 대한 무한 애정을 가지고 “뮤지컬 코미디 연기의 진수”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등 코믹 연기로도 큰 사랑을 받은 배우 박영규는 <스팸어랏>을 통해 지난 2005년 MBC 창사 뮤지컬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이후 5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서울예대 연극과 선후배 사이(20년 차이)인 두 사람의 잠재된 ‘코미디의 끼’를 라이브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스팸어랏>에는 박영규, 정성화와 함께 ‘꿈의 디바’, ‘호수의 여인’ 역에는 신영숙이 캐스팅됐으며, 구원영, 정상훈, 김재범, 김대종, 김호, 김남호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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