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브라보, 마이라이프! 뮤지컬 ‘달콤한 인생’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달콤한 인생’이 지난 7월 14일 개막했다. 드라마 방영 당시 ‘달인폐인’을 만들어내며 미스터리멜로라는 새로운 장르의 마니아층을 양산했던 이 작품은 드라마의 줄거리와 주인공을 그대로 가져와 무대언어로 재탄생됐다. 현실과 회상을 넘나드는 서사구조를 통해 단순하게 흘러갈 수 있는 극을 단단하게 조여 준 것 역시 드라마가 취한 다층적 구조를 따른 것이다.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뮤지컬 ‘달콤한 인생’은 그 제목만큼이나 우리 삶에 대한 아이러니를 파고든다. 어긋나는 사랑과 현실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굳이 ‘달콤한’이라는 수식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 드라마원작

 

최근 드라마나 만화, 혹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이 크게 늘어났다. ‘원소스멀티유즈’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연극계는 원작열풍이 거세다. 뮤지컬 ‘달콤한 인생’ 역시 그 중 하나다. 오연수, 정보석 주연의 드라마 ‘달콤한 인생’은 사랑이 주는 쓰라림보다 이별이 주는 아픔을 마주치게 해 그 상처를 잔잔하게 위로한다. 드라마의 정서를 고스란히 가지고 왔지만 뮤지컬은 김운기 연출?이희준 작가 특유의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24부작짜리 드라마를 90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녹여내야 했기 때문에 선은 더욱 굵어지고 인물들의 개성도 더욱 뚜렷해졌다.

 

- 사랑의 다양한 파편들

 

로맨틱코미디가 범람하는 창작뮤지컬계에 이처럼 비틀어지고 뒤틀린 욕망과 사랑을 올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쉽지 않은 도전이다. 비슷비슷하게 예쁘고 알콩달콩한 연애담 속에서 뮤지컬 ‘달콤한 인생’은 그 나름의 차별성으로 관객들을 힘 있게 끌어당긴다. 수많은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뮤지컬에 지쳤다면 전혀 다른 호흡으로 사랑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작품에 한 번쯤은 눈길이 갈만 하다. 게다가 남자 주인공 이준수 역에 최성원, 김진우, 정민, 강청광이라는 네 명의 배우가 동시에 캐스팅돼 4색 매력을 느껴보는 것도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된다.



 

- 작품의 특징

 

‘미스터리멜로’라는 장르명을 달고 있다고 해서 뮤지컬 ‘달콤한 인생’이 꼭 어둡고 지난한 인생의 무게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극 중 윤혜진의 남편으로 등장하는 하동훈은 요소요소에서 멀티맨으로 활약하며 극의 긴장을 이완시킨다. 극의 갈등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순간 하동훈의 유머러스한 면모 역시 더욱 빛을 발한다. 긴장을 위한 일종의 장치가 되는 것이다. 작품의 넘버 역시 공연이 끝난 뒤에도 쉽게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긴 여운이 남는다. 김운기 연출과 이희준 작가와 더불어 뮤지컬 ‘사춘기’를 함께 했던 작곡가 박정아가 참여했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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