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마! 오페라 ‘버섯피자’
어렵다고만 생각되던 오페라를 소극장에서 만났다. 오페라 ‘버섯피자’는 그동안 틀에 박혔던 관념과 형식을 거부했다. 대중들은 흔히 클래식 하면 어려운 음악이라 생각한다. 오페라? 더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뮤지컬과 연극이 판치는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 오페라가 왔다. 매우 신선한 발상이다. 오페라 ‘버섯피자’는 장르 또한 블랙코미디다.
- 치명적인 매력의 오페라와 코미디의 조화
오페라 ‘버섯피자’의 소재는 ‘불륜’이다. 포르마죠백작은 젊은 아내 볼룹뚜아와 두 번째 결혼을 했다. 볼룹뚜아는 스코르피오라는 애인이 있다. 볼룹뚜아는 남편을 죽이고 싶어 한다. 결국 스코르피오와 작당해 독이든 버섯피자를 만들기로 한다. 이 작당모의를 하녀 포비아가 들었다. 평소 포르마죠백작을 흠모하던 포비아는 이를 백작에게 알린다. 이렇게 치명적인 불륜에 휩싸인 네 명의 주인공은 화려한 의상으로 관객들 눈을 즐겁게 한다. 음악가 출신의 그들은 뛰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로 관객들을 휘어잡는다. 클래식이지만 지루함은 없고 온몸에 전율이 온다. 오페라의 어려움? 절대 없다. 오페라를 보면서 이렇게 많이 웃을 수 있다니! 이번 공연으로 인해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오페라의 매력이 이들의 불륜만큼이나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 코미디라는 장르에 충실
포르마죠백작은 하녀 포비아에게 모든 사실을 듣고 분노한다.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고, 독이든 버섯 피자를 스코르피오에게 먹이지만 그는 죽지 않는다. 오히려 버섯피자를 맛있게 먹는다. 백작은 거짓을 고한 하녀를 죽인다. 그는 목이타 포도주를 마시고 쓰러진다. 관객들은 황당한 불륜과 얽히고 섥힌 관계에 웃음을 터뜨린다. 코미디의 향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스코르피오에게 겨눈 총이 기능을 발휘 못하자 포르마죠백작은 총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말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 스코르피오는 자신의 급소를 찌르며 다리에 힘이 풀리기도 한다. 이태리를 배경으로 한 오페라지만 뜬금없이 “서울 막걸리 주쇼잉”이라며 구수한 사투리를 던지기도 한다. 웃음 포인트가 사방에 널려있다. 어느새 오페라라는 장르는 관객들에게 성큼 다가가 있다.
- 관객과 끊임없는 소통
어려운 장르라는 특성 때문일까. 무대 위의 배우들은 끊임없이 관객들과 소통하기를 원한다. 관객과 한층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는 연출자의 의도가 성공했다. 오페라의 반주는 무대 위의 주인공들 바로 옆에 피아노를 두고 라이브로 연주된다. 그 연주자는 갑자기 연주를 멈추고 무대 위로 뛰어와 “아, 거 되게 시끄럽네”라는 대사를 던지기도 한다. 스코르피오는 관객들 속으로 자신의 몸을 숨기기도 하고, 부채질을 해주기도 한다. 포르마죠백작은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노래를 한다. 그는 “제 열 세번째 부인이 되어주세요”라고 여심을 흔드는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