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이번에는 어떤 거짓말일까? 연극 ‘오!브라더스’

세 명의 남자가 맨홀 구멍에 머리를 빠끔히 내밀고 있다. 이리저리 힐끔거리는 그들의 눈동자는 긴장감이 감돈다. 무슨 연유에서 이들은 맨홀에 몸을 숨겼을까. 어지간히 다급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코흘리개도 아니고 거기서 있을 이유는 없을 터다. 과연 무엇이 세 명의 건장한 청년을 맨홀 밑으로 들어가게 만들었을까? 도로 위 맨홀 구멍은 위험해 보인다. 잠시라도 정신을 놓는다면 달려오는 차에 부딪혀 인생 하직하기 딱 좋다. 모양 빠지는 건 둘째 치고 위험천만한 곳에 몸을 감춘 연유가 궁금하다.

 

연극 ‘오!브라더스’는 연극 ‘라이어’의 작가 레이쿠니의 신작이다. 포스터에 이 글귀를 자랑스레 새겨 놓았다. 영국 최고의 희극 작가로 꼽히는 작가의 작품이니 내세우고 싶을 만하다. 거기에 ‘영국 최고 권위 로렌스 올리비에 베스트 코미디 수상자’라는 문구도 빼놓지 않고 넣었다. 그 밑에 별 다섯 개짜리 관객의 평을 채워 넣어 믿을만한 연극이라는 걸 은근히 주장한다.

 

이 작품은 불임 때문에 아이를 갖지 못하는 탐과 그의 아내 린다 그리고 사고뭉치 탐의 동생 딕과 해리의 이야기 담았다. 탐과 린다는 몇 번의 입양실패 끝에 드디어 마지막 관문 입양관리소 감독관의 방문 점검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딕과 해리는 탐을 곤란하게만 만든다. 탐의 기발한 임기응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된다. 과연 탐과 린다는 이 역경을 헤쳐내고 아이를 입양할 수 있을까?

 

거짓에 거짓을 더하며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레이쿠니의 신작 연극 ‘오!브라더스’는 메모리 아트홀에서 오프런으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