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왔수다> 당신, 당신 땜에 공연 봅니다!

나에게 공연은 두 가지다. 커튼콜이 기다려지는 공연과 커튼콜 순간이 민망해지는 공연. 진공청소기급 흡입력을 보여준 배우들에게는 손이 발이 되도록,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최고였어요!’라는 눈빛을 쏴주면서 말이다. 그러나. 오글거리는 발연기로 일관하는 무대 위 배우에게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 눈을 마주치자니 민망하고, 박수를 치자니 이건 가식이다. 진심으로, 커튼콜이 기다려지는 그런 배우들을 만나고 나면 참으로 상쾌하다.

커튼콜이 기다려지는 두 배우 “생활연기_서현철, 김선영”


배우 서현철, 김선영의 매력은 애드리브인지, 대본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생활 연기’다. 본인들의 안방인 듯, 무대 위 그들은 아주 그냥 끝내주게 자연스럽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2006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서현철은, 연극열전이 달아준 날개를 달고 비상 중이다.


<늘근도둑 이야기><삼도봉 美스토리><오빠가 돌아왔다>에 이어 요즘은 <너와 함께라면>에서 ‘잠옷열연’을 선보이고 있다. “웃음은 건강식이고, 마음의 독소를 녹여주는 해독제”라고 외치는 서현철의 코믹연기는 일품이다. 무대 위, 배우 서현철의 위대한 존재감은 <너와 함께라면>을 본 전문가들의 후기를 통해 팍팍 알 수 있다.

충분히 재미있다. 하지만 아직은 서현철의 독무대_김일송 (플레이빌 편집장)
특급 웃음폭탄 서현철을 무대에서 보호해야한다. 방송,영화 겸업금지_조용신 (뮤지컬 평론가)
웃음을 참다 기침 나오는 코미디. 배우 서현철의 연극이다_박돈규 (조선일보)

딱 한번의 드라마 출연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데렐라 언니>에서 이미숙의 내연남 ‘털보 장씨’(이름도 없었다)로 출연한 서현철은 “저 술주정뱅이 배우는 누구에요?”라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찰진 연기. 그를 향한 연출가, 드라마 PD들의 뜨거운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 들린다. 연극 연출가들이 서현철 배우에게 띄우는 노래를 대신 전해본다. 2AM이 부릅니다, “죽어도 못 보내~.”

배우 김선영. <뷰티퀸>에서 “우와~”를 연발하게 했던 그녀는 베일 속에 싸인 배우다. 자의인지, 타의인지…, 으하. 무엇이든 알려준다는 포탈사이트에서도 그녀의 인물정보는 찾아볼 수 없다. (공연의 모든 것, 플레이디비에는 아주 자세하게 나왔다. 음하하!)


지독한 모녀스토리 <뷰티퀸>부터 처절한 부부스토리 <경남 창녕군 길곡면>까지. 무대 위 그녀는 “상대방의 연기를 돋보이게 해주는” 아주 귀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뷰티퀸>의 홍경연, <경남 창녕군 길곡면> 이주원 배우 모두 찰진 연기를 자랑하는 배우들이지만. 배우 김선영은 그들이 가진 에너지를 더욱 활활 불태우게 하고, 그 열기를 받아낼 줄 아는 현명한 배우다.

2008년 시작된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경상도 출신 배우 ‘김선영-이주원’ 두 배우의 찰진 사투리와 연기의 힘으로 일궈진 작품이다. 2010년 무대에 오른 두 배우는 한층 더 촘촘해진 호흡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연극은 출산, 육아, 돈에 대한 실랑이 끝에 “아이를 향한 희망”으로 마무리된다.


<경남 창녕군 길곡면>의 커튼콜 순간. 그렁그렁, 눈물 가득한 배우 김선영의 눈빛은 아직도 생생하다. 실제로 임신 5개월에 접어든 그녀는 오는 9월 19일, 공연을 끝으로 출산의 길로 달려간다고 한다. 화끈한 연기로 일관해온 그녀이기에 출산도 화끈하게, 순풍! 해결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출산을 앞둔 그녀에게,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송주오빠 권상우 배우의 명대사를 패러디해 전해본다. 배우님, “무대는 돌아오는 거야!”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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