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시선에서 바라본 괴테의 파우스트, 국립오페라단 ‘메피스토펠레’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이소영)이 악의 근원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준비했다. 그 첫 번째 작품으로 오페라 ‘메피스토펠레’가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아리고 보이토가 완성한 유일한 오페라로 ‘파우스트’의 저자 괴테의 이념을 잘 살리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악마의 유혹을 받아들인 파우스트는 관능적 쾌락과 향락을 체험하지만 남는 것은 허무뿐임을 알게 된다. 원작자 괴테는 ‘착한 인간은 설령 어두운 충동에 휩쓸릴 지라도 올바른 길을 잊지 않는다’며 인간의 선(善)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었는데, 아리고 보이토는 이 주제를 오페라 ‘메피스토펠레’에 담아냈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여러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구노의 ‘파우스트’,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겁벌’,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등이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구노의 ‘파우스트’다.

 

구노의 작품이 괴테 원작 중 1부인 파우스트와 마르게리타의 내용을 요약하여 표현한 것이라면, 아리고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는 악마가 신에게 인간을 유혹해보겠노라고 내기를 제안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신과 악마가 인간계를 내려다보는 대우주(Makrokosmos)의 시선에서 인간의 욕망과 갈등, 욕망에 넘어가는 실수와 그 후회의 모습을 그린다.

 

아름다운 ‘천상의 세계’장면을 비롯하여, 마치 지옥을 옮겨놓은 듯한 ‘악마들의 향연’, 그리스시대 ‘트로이의 엘레나’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 등 시공을 초월한 무대의 전환과 웅장한 음악은 이 작품을 19C 명작 오페라 반열에 오르게 했다.

 

국립오페라단의 ‘메피스토펠레’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100명이 넘는 합창단이 등장한다. 천상계를 찬양하는 라파엘과 지상계를 찬양하는 가브리엘, 공중계를 찬양하는 미카엘 등 종교적 색체가 강한 이 ‘천상의 서곡’은 작품의 전 과정을 암시하는 역할과 함께 작품의 철학적 메시지가 집약되어 있어 많은 명장면들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오는 10월 20일과 22일, 23일 총 삼일에 걸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며 국내 초연이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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