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주머니는 가볍게, 꿈은 크게! 뮤지컬 ‘오디션’
식탁 위에 사과 하나가 오래 둬서 말라 비틀어져있다. 그 모습을 본 누군가는 갑자기 우울해질지도 모른다. 꿈 하나만 믿고 달리는 인생이지만 언젠간 그저 저 사과처럼 아무렇게나 버려진 채 쪼그라드는 건 아닐까 하고.
밴드 복스팝의 지하 연습실은 포스터의 배경색만큼이나 어두컴컴하다. 순수하게 음악이 좋아 이 일을 하고 있는 여섯 명의 청춘들은 자기가 하는 음악에 삶을 걸었다. 밴드 사운드는 마치 이들의 고함처럼 분출되고 꿈이라는 보이지 않는 오아시스만이 그들 곁을 맴돈다.
베이시스트의 손가락이 기타현의 코드를 정확히 짚고 있다. 우리 삶의 문제도 이처럼 명확했으면 좋으련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 반대다. 내가 원하는 것과 세상이 줄 수 있는 것의 차이는 분명하다. 언제나 국물도 못 얻어먹는 꼴이다.
짙은 밤색의 포스터는 청춘의 이야기를 더 청춘물스럽게 만든다. 해가 지고 어스름이 끼면 그제야 기어 나오는 젊은이들처럼 감성적이고 싱그럽다. 단 주머니가 좀 가볍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정갈하지 않은, 규격에 맞지 않은, 무심하게 휘갈겨 적어 놓은 듯한 ‘오디션’이라는 세 글자 역시 자유분방하다. 뮤지컬 ‘오디션’의 여섯 주인공들은 단지 음악이 좋아 모였다. 그 안에는 꿈도 있고 사랑도 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사랑도 이뤄지고 꿈에도 한 발짝 다가서는 건 아닐까.
뮤지컬 ‘오디션’은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수상작이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상까지 받았다. 뮤지컬 ‘오디션’은 오늘도 우리와 걸음을 맞춰 걷는다. 땅을 딛고 선 우리 두 발이 자유롭게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이 작품은 오는 11월 3일부터 2011년 1월 1일까지 스타시티 3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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