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테이지 파파라치] 연극 ‘그남자 그여자’ 그들의 분장실이 궁금하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적이 있나요’라는 가사의 노래가 있다. 연극이 끝나고 공허한 무대에서는 쓸쓸함이 감돈다. 그렇다면 연극이 시작하기 전 무대의 모습은 어떨까? 어두컴컴한 무대에는 공연을 준비하기 위한 세트로 들어차 있다. 무대를 꾸미는 배우는 공연을 위한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압구정 윤당아트홀(관장 고학찬)에서 공연 중인 연극 ‘그남자 그여자’ 팀을 찾았다.

 

늦은 오후, 공연을 시작하기 한 두 시간 전의 배우들은 조금은 긴장한 듯하면서도 설레는 표정이다. 그들만의 공간 분장실에 발을 들이니 다양한 소품과 의상이 눈에 띈다. 좁은 분장실 의자에 앉은 배우는 분장을 하기도 서로 대사를 맞춰보기도 한다. 그들에게 있어 분장실은 분장만을 하는 공간이라기보다 서로 호흡을 맞추고 공연을 준비하는 장소이다.

 

 

분장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멀티맨. 바로 이리저리 소품을 나르는 그 덕에 연방 카메라에 잡히는 변진완 배우다. 수줍은 듯하지만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능청맞게 포즈를 취한다. 극 중 설자의 가발을 다듬기도 하고, 다양한 소품을 챙기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짬짬이 화장도 해야 하고, 소품도 챙겨야 하는 멀티맨, 변진완 배우는 무대 위에서도 무대 밑에서도 분주하다.

 

 

연극 ‘그남자 그여자’의 영민역을 맡은 김형석 배우는 눈썹 화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파우더만 살짝 바른 배우는 유독 눈썹에 신경 썼다. 곁에 있던 파트너 지원역의 임그린 배우는 “눈썹분장 하는데 제일 오래 걸려요. 눈썹만 강조해요”라며 평소 눈썹화장에 신경 쓰는 김형석 배우에 대해 이야기 했다. 민낯으로 왔던 임그린 배우도 어느 정도 화장을 마쳤다. 피부가 좋은 그녀는 화장이라고 해도 비비 크림과 파우더 그리고 마스카라 정도가 전부다. 그래도 꼼꼼히 화장하며 지원의 대사를 읊는다.

 

 

분장실 한편에 앉은 선애역의 전성아 배우는 전화통화를 하면서 대사를 체크하기 바빴다. 화장은 나중이고 대사를 먼저 챙기는 그녀다. 가지런히 놓인 화장도구가 무색할 정도로 대본에 집중했다. 머리에 꽂힌 왕핀은 그녀에게 곧 화장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그녀는 아직 전화를 끊지도 대본 리딩도 마치지 않았다. 차근차근 말하는 그녀의 음성이 극 중 선애와 잘 맞아떨어진다.

 

 

선애의 상대역 영훈역을 맡은 홍성민 배우는 도통 분장에는 관심이 없다. 그는 대사를 정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객석에 앉아 시종일관 바삐 무엇을 적던 그는 대본을 보고 또 보며 무언가를 끼적였다. 자신을 찍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중하기 바쁘다.

 

연극 ‘그남자 그여자’의 압구정 윤당아트홀 공연 팀의 분장실은 연습실과 분장실의 역할 두 가지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배우는 다소 좁은 공간에서 호흡을 맞추며 파트너십을 길러가고 있다. 그들의 공연은 압구정 윤당아트홀에서 오는 11월 21일까지 볼 수 있다.

 

 

글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