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너만 사랑해”, 연극 ‘유츄프라카치아’
인기 아이돌 그룹 출신의 토니안의 노래제목에도 ‘유츄프라카치아’가 있었다. ‘너를 안으면 꼭 안으면 죽어있던 내 마음 움직여’라는 가사가 인상적이었다. 사람의 마음이 식물에 비유돼 표현될 만큼 ‘유츄프라카치아’는 참 애틋하고 아련한 식물이다. 게다가 꽃말은 ‘너만 사랑해’다. 이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식물이 또 있단 말인가.
포스터엔 순백의 하얀 여백과 신비로운 모양의 연두색 꽃이 있다. 왼쪽을 가득 채운 글귀로 보아 아름다운 이 연두색 꽃은 끊임없는 관심 속에서 따듯한 사랑을 먹고 자라나야 하는 ‘유츄프라카치아’일 것이다.
‘유츄프라카치아’는 결벽증이 강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누군가가 혹은 지나가는 생물체가 조금이라도 자신을 건드리면 그날부터 시름시름 앓는다. 그러다가 결국 죽는 이 식물은 참으로 신기한 점이 있다. 어제 건드렸던 그 사람이나 생명체가 계속해서 건드리면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누군가의 관심을 끊임없이 대놓고 바라는 적나라한 식물이 있을까. 아프리카 밀림에서 공기 중에 소량의 물과 햇빛으로만 사는 음지과식물인 ‘유츄프라카치아’는 사람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가 건드리면 죽지만, 계속 관심을 주면 죽지 않는 이 아이러니한 식물은 인간의 모습과 닮은 점이 많다.
연극 ‘유츄프라카치아’는 제목과 닮은 인물이 등장한다. 미국 남북전쟁 직후 태어난 에니는 가난과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고, 결핵을 앓고 있던 동생 지미와 함께 병원에 버려진다. 주위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 동생 지미마저 죽게 되고 에니는 그 충격으로 발작 증세를 보이며 모든 이의 손길을 거부한다. 그런 에니를 한 간호사가 사랑으로 끌어안는다. 이 작품은 사랑이 사랑을 낳고 생명이 생명을 낳는 사이 인생역전을 넘어 기적이 만들어낸 실제 이야기다.
15000명을 웃기고 울린 감동실화 연극 ‘유츄프라카치아’는 지난 10월 9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2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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