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바람을 타고 온 행복, 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
빨간 모자를 쓴 흰 피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 남자의 손에는 아코디언이 들려 있다.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게 행복한지 입가에는 웃음이 걸려 있고 볼은 발그스레하다. 남자의 뒤로는 에펠탑이 보인다. 에펠탑에 걸터앉은 여자는 기타를 치고, 또 다른 여자는 건반을 치고 있다. 한 사람은 얼어붙은 자세로 마이크를 쥐고선 걸로 봐서 보컬인가보다. 보컬 옆에 바짝 붙어선 여자는 짝짝짝 캐스터네츠 연주자다. 그 옆의 눈을 슬쩍 감은 듯한 남자는 트라이앵글을 들고 있다. 각자 저마다 악기를 들고 있는 6명은 음악을 하는 모양이다.
6명은 어떤 음악을 하고 있을까? 이들이 어떻게 행복해졌는지 궁금하다. 방황하는 6명이 만나 음악으로 행복해지는 내용인지 포스터만으로는 어떠한 정보도 캐낼 수 없다. 다만 6명의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게 전부다. 뮤지컬에 어떤 배우가 등장하는지 어떤 캐릭터가 나오는지 좀처럼 알 수 없다. 그저 이 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없애려면 그저 공연을 보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다른 설명은 없다. 포스터 아래 빨간 별 다섯 개를 새겨 넣어 이 공연이 볼만하다는 것을 은근히 강조한다. 게다가 ‘2010 신촌&대학로&시청공연 전일매진기록공연’, ‘10회이상 재관람자 VIP멤버스카드 발급율 최고’라는 문구를 실어 이 뮤지컬의 티켓파워를 넌지시 알린다. 더불어 신촌, 대학로, 시청 공연에서 인정받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의 포스터에는 작품이 꽤 볼만하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는다. 단지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라는 거다. 이 작품은 조용해 보이는 평범한 카페에 모인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카페에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뭐든 참견해야 하는 수다쟁이, 사사건건 잘난 척을 하는 수상한 여자가 등장한다. 또한 걱정거리라고는 하나도 없는 마냥 해맑은 여자 그리고 정체불명의 탈옥수까지 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는 모이기 어려운 캐릭터들이 한곳에 모여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톡톡 튀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는 내년 1월 16일까지 한성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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