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지컬 ‘마리아마리아’ 고별무대 갖는 배우 강효성

무대 위에서뿐만 아니라 무대 밖에서 만들어지는 삶의 내공까지도 만만치 않은 배우, 강효성이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뮤지컬 ‘마리아마리아’의 지역 투어 마지막 무대를 갖는다. 무대 위에서 보이는 그녀의 진정성과 열정은 무대 밖, 일상의 자리에까지 파고들어와 아름다움으로 그녀를 감싼다. 연기경력만 30년 이제는 베테랑 배우지만 강효성은 아직도 배우고 도전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함께 했던 마리아와의 이별은 그녀를 또 다른 세상으로의 한 발을 내딛게 했다. 서울 공연의 마지막 순간 흘렸던 뜨거운 눈물은 어쩌면 아쉬움이라기보다는 잘 견뎌냈다는 위로와 격려의 말 한마디였을지도 모른다. 다음은 마리아를 닮아 있는 우리 모두를 향한 그녀의 메시지다.

 

Q. 뮤지컬 ‘마리아마리아’의 서울 장기 공연이 끝났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서울 장기 공연 끝나고 간간이 행사 공연이 있었다. 유학 준비 때문에 최근엔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너무 어렵다.

 

Q. 유학은 왜 가는 것인가.
개인적으로 뮤지컬에 관한 공부 더 하고 싶다. 삼십년 간 배우로 살았지만 나이가 들면 배우로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런 걸 감안했을 때 조명이나 연출 등 다른 쪽으로 무대와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두고 싶다. 조명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많고, 연출파트 쪽에도 원래 관심이 많았다. 배우를 그만 두는 건 아니다.

 

Q. 배우로서 무대에 서면서 언제 가장 기쁜가.
일단 배우는 좋은 작품 만나는 게 최고의 기쁨이다. 그 다음이 작품 올라갔을 때 관객들이 잘 봐주시는 거고. 배우 강효성이 무대에서 그 역할로 인정받았을 때 가장 기쁘다.

 

Q. 7년간의 장기공연이 끝났다. 뮤지컬 ‘마리아마리아’는 어떤 의미인가.
햇수로 8년. 남다르다. 이 작품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나를 알게 됐고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됐다. 내가 했던 작품들이 모두 아름답고 좋았던 작품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작품에서 주는 차이보다는 이런 외형적인 차이가 먼저 느껴진다. ‘마리아마리아’라는 작품을 생각했을 때 많은 관객들이 강효성이라는 배우를 떠올려주신다. 그런 점에서 내 이름을 걸고 내 이름을 딴 작품이 있다는 것, 그 차이가 굉장히 크다.

 

Q. 지난 5월 서울에서의 장기 공연이 막을 내렸다. 소감이 어땠나.
나보다는 같이 공연하는 후배들이나 주변 분들이 많이 서운해 하시고 안타까워하셨다. 나는 한편으로 시원섭섭했다. 7년 동안 같은 작품을 하면서 내 스스로가 이 작품에 길들여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현실적으로 느끼고 감동을 받아서 대사나 노래가 나가야되는데 너무나 익숙해지는 거다. 습관처럼. 이런 부분이 답답했다. 이제는 내가 이 작품을 그만할 때가 됐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작품 끝내놓고 나서 허전함은 별로 못 느꼈다. 그동안 내가 잘해왔구나, 마리아에게 감사하고, 그런 편안한 마음이 있었다.

 

Q. 무대 위에서 열정과 에너지가 대단하다.
나에게 무대는 습관이다. 무대 위의 열정은 어쩌면 배우 강효성이 익힌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무대에서 에너지를 발산 한다 안한다가 아니라 내가 얼마만큼 그 작품에 몰입하고, 진지하게 표현 하느냐인 것 같다. 좋은 작품은 배우로서 열정을 갖게 만든다. 따라서 무대 위에서 주는 에너지나 열정적인 모습들은 작품이 주는 역량이란 생각이 먼저 든다. 적어도 무대에 설 때 내가 이걸 하면서 죽어도 소원이 없다, 아쉬울 게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내 모든 걸 건다. 그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Q. 작품 초반에는 노페이를 선언하기도 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가끔 좋은 작품을 선택할 때도 있지만 가끔은 작품이나 배역은 별로지만  돈을 많이 주기 때문에 할 때도 있다, 사실. (웃음) 그런 면에서 마리아는 크게 다가 왔다. 이 작품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내 것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작품을 내 것으로 만드는 차원에서 한 번 윈윈 해보자고 제안했다. 대신 이 작품이 내 것이 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했다. 그 돈은 (어려운데) 다른데 쓰시고 나는 좋은 작품 만나서 그걸 만들어 가는 걸 행복으로 생각하겠다고 했다.

 

Q. 마리아라는 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사람이 그런 것 같다. 타고난 유전적 성격도 있겠지만 환경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나는 누구나 마리아 같은 인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업이나 사는 모습에 대해서는 다르겠지만 누구나 비슷한 고민과 고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좋아하시고 눈물 흘리셨던 많은 분들이 마리아를 통해서 현재 나의 고통,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 대한 심리적인 위로를 가져가시는 것 같다.

 

Q. 가장 공감 가는 장면은 무엇인가.
마리아가 예수님께 다가가서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 있다. 세상에 죄 없는 사람 없고 언제나 행복한 사람은 없다, 당신이 말하는 진리나 사랑, 행복은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노래다. 그 장면 할 때 제일 눈물이 난다. 그 모습이 꼭 나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하남문화예술회관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하남을 지방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데 서울 공연을 끝내고 지방을 투어를 하면서도 서울과 지역 관객들의 차이점을 느꼈다. 서울 관객들은 너무 좋은 공연을 많이 접하고 봐왔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면에 있어서 평점을 매긴다고 한다고 해야 하나, 그런 위주로 많이 보시는 것도 있다. 지방 공연을 할 때는 아무래도 공연문화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 많다보니까 기대치도 높고 재밌고, 즐겁고, 감동 받으실 것들을 미리 준비해 오시는 느낌이 든다. 작은 거에서도 반응을 빨리빨리 보여주시고, 많이 우시기도 하시지만 많이 웃으시기도 하신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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