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비행기 타고 다섯 시간 후, 연극 ‘예기치 않은’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지평선처럼 경계가 모호한 곳에는 늘 신비함과 기대감이 부풀어 존재하기 마련이다. 포스터의 배경은 짙푸른 바다와 하늘이 닿아있는 지평선 같다. 그 끝에 걸린 하나의 설렘은 배낭과 카메라를 매고 있는 여자일 테다. 포스터 안의 새파란 색은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여자에게 내려 앉아 푸르른 하늘색으로 번졌다. 마치 물감에 물을 풀어 붓으로 인위적으로 퍼뜨린 양 곱고 고운 색 배열로 부드럽게 퍼졌다.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푸르른 하늘을 바라볼 때 여유와 휴식감에 젖는다. 괜스레 입 꼬리가 올라가는 것은 하늘색이 주는 안정감과 포근함 때문이다.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는 표정의 여자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좋아하는 하늘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배낭과 카메라를 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듯하다. 푸르른 창공을 날아 어디론가 도착했을 때, 그 감당할 수 없는 설렘과 벅찬 감정들이 머릿속에 부풀어 있는 듯도 하다.
연극 ‘예기치 않은’은 새로운 감각의 연극, 색다른 시각의 연극을 만들고자 하는 극단 놀땅의 작품이다. 개성 있는 주제의식과 연극놀이의 사유적 접근을 꾀하는 무대표현들로 사실과 비사실이 혼재된 재미있는 연극을 만드는 극단 놀땅의 예기치 않은 이 작품은 제목부터 남다르다.
이 연극은 현대인들의 친숙한 여행이라는 소재로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문화, 감정, 인연 등을 다룬다. 우리는 여행에서 낯선 환경에 부딪히며 자신 안에 숨겨있던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된다. 그런 점에 있어 여행이란 참으로 매력적이며 중독적이다. 섬세하고 예민해진 자신의 감수성과 만나고, 관습적 예의에 갇혀 드러나지 않았던 무례함이나 거칠음도 만나게 된다. 연극 ‘예기치 않은’은 이 같이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는 자신의 낯선 모습을 바라본다.
비행기를 타고 다섯 시간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포스터 안에 여자의 표정처럼 희망찬 꿈들은 당도한 그곳에 존재하고 있을까. 알고 싶다면 지난 11월 25일부터 12월 19일까지 공연되는 연극 ‘예기치 않은’을 보러 대학로 선돌극장으로 가면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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