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프리뷰] 이상 탄생 100주년! 그의 내면세계에 주목해라, 연극 ‘이상 12月 12日’
천재시인 이상! 그가 태어난 지 100년. 우리는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조명한다. 21세기 그는 천재로 표현되나, 살아생전 그의 작품은 비난 일색이었다. 2010년 유난히 그를 조명하는 작품들이 많다. 연극 ‘이상 12月 12日’ 역시 그를 해석한다.
1938년, 그가 죽은 지 1년. 구본웅의 사랑채를 개조한 화실 다옥정으로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인다. 이상의 1주기 추모를 위해 모였던 친구들과 지인들이 모두 함께다. 추모식 직후라서 일까. 다옥정 내부에는 이상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애석하다. 그의 지인, 친구들이 모인 자리지만 정확히 그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 사후 1년이 지났지만 그에 대한 사실과 진실은 구분이 없다. 그의 삶은 들으면 들을수록 점점 의뭉스럽다.
다옥정에 모인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던 듯, 하나 둘씩 자신들이 알고 있는 이상에 대해 말하며 그의 진짜 모습을 찾는다. 서로가 가지고 있던 ‘이상의 삶’이 공유되기 시작한다. 추모식 후 짧은 만남의 장이 될 것만 같았던 그 곳은 이내 회견장이 됐다. 하지만 이상에 대한 궁금증의 실마리는 풀릴 듯 말 듯 풀리지 않고 오락가락 한다.
우수한 성적의 학창 시절, 읽는 사람을 충격에 빠뜨린 소설, 난해하기 짝이 없는 시, 미술전에서 입선한 그림, 직업은 건축과 기수. 어떻게 이럴수가! 그를 설명하는 말들 중 일맥상통하는 단어들이 하나도 없다. 고질적인 폐병으로 고통, 절망, 가난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던 그의 자조적 자의식 때문일까. 발견한 것은 그의 작품에는 기존의 형식과 내용을 거부하는 초현실적인 의식으로 가득하다는 사실뿐이다.
약 60여년 뒤, 2010년 이상은 포스트모던을 지향하고 있는 현대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천재다. 연극 ‘이상 12月 12日’은 이상을 자서전적으로 다룬 많은 작품들과 달리 내면세계를 중심으로 그의 작품세계를 다각적 측면에서 해석한다. 이번 공연은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출가 김낙형과 신(新) 한류배우 배수빈의 만남으로도 주목된다. 드라마 ‘동이’, ‘천사의 유혹’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그가 무대 위에서 어떤 이상의 모습을 표현할 지 기대를 모은다.
경기공연영상위원회의 경기도 공연창작활성화 프로젝트 ‘경기 창작공연 도우기’ 선정작으로 제작되는 연극 ‘이상 12月 12日’은 오는 12월 18일부터 26일까지 화성아트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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