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심장을 뛰게 할 공연 세 편

어느덧 2010년 달력이 마지막 한 장만을 남겨 놓고 있다. 멈춰지지 않는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만 가고 어김없이 한 살 더 먹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각종 마감 서류와 일거리들이 책상 위를 꽉 메우고, 어지러운 책상만큼이나 머릿속 역시 복잡하다. 한해를 마감하는 이 시간에는 늘 스트레스가 우리 곁을 찾아온다. 한해를 마감하는 이 뜻깊은 시간, 스트레스보다는 감동과 즐거움으로 가슴을 가득 채워보자. 할 일이 태산이듯 우리를 즐겁게 할 공연도 태산 같다. 2010년 마지막 불꽃을 터뜨리는 다양한 공연이 넘친다.

 

◎ 스트레스 제로 - 연극 ‘닥터이라부’

 

▶ 일시 : 2010년 9월 15일부터 2011년 1월 30일까지
▶ 장소 : 행복한 극장

 

지금 강박증에 시달리는가? 그렇다면 이라부만의 엉뚱하면서도 명쾌한 처방을 받아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의사 가운보다 환자복이 어울릴 것 같은 정신과 의사 닥터 이라부는 볼록한 뱃속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웃음으로 객석을 들썩이게 한다. 오쿠타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더풀’을 원작으로 만든 연극은 책 속의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원작을 읽은 독자에게는 상상 속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즐거움과 원작을 접하지 못한 관객에게는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매력 속으로 안내한다. 작품 속 마유미는 관전 포인트!

 

◎ 폭풍 감동 - 연극 ‘염쟁이 유씨’

 

▶ 일시 : 2010년 11월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 장소 : 아랑씨어터

 

모노드라마의 세계로 안내할 연극 ‘염쟁이 유씨’. 연극을 좋아한다 해도 모노드라마는 즐기기엔 다소 벅찬 장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배우 유순웅의 짜맞춘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모노드라마의 재미를 십분 살려낸다. 극 중 염쟁이 유씨 역할을 초연부터 맡은 유순웅은 캐릭터와 완벽한 일치를 구사하며 관객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이번 공연부터는 농도 짙은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임형택과 TV, 영화, 연극을 종횡무진 누비며 명품 연기를 선보이는 정석용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세 배우의 서로 다른 염쟁이 유씨는 공연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 멜랑꼴리한 로맨스 - 연극 ‘보고싶습니다’

 

▶ 일시 : 2010년 11월 13일부터 2011년 2월 27일까지
▶ 장소 : 바다 씨어터

 

이 작품은 새콤달콤한 로맨스가 아니다. 슬프고 약간은 우울한 로맨스다. 그 덕에 연극을 다 본 후 가슴을 저미는 듯한 감동이 마음을 적신다. 배우의 엄청난 연기력은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시각장애인 여자와 남은 거라고는 건장한 몸과 상처받은 마음뿐인 남자가 주고받는 알콩달콩한 감정은 무대를 사랑으로 메운다. 마지막까지 아픈 이 연극은 한번 보고 지나칠 수 있는 여느 로맨스 연극과는 다르다. 두 사람의 사랑이 가슴에 깊게 박혀 한동안 마음이 찌릿찌릿 아프다. 연극 ‘보고싶습니다’는 극심한 마음의 가뭄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준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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