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vs 연극, 연극 vs 책! 올 연말, 연극으로 변한 책을 만나다

좋은 책의 여운은 오래 남는다. 책장 한 켠 고이 간직해 놓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 보는 것도 책만이 가질 수 있는 낭만이다. 책은 몇 번이고 다시 읽어도 읽을 때마다 다른 감성과 깨달음으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그래서일까. 올 연말 연극계에서도 국내에서 출간된 책들을 다시 만날 기회가 많다. 책들이 연극으로 각색돼 색다른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것.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읽었던 책들이 무대에서 선사하는 느낌이 궁금하다. 올 연말, 연극으로 돌아온 책을 만나보자!

 

김려령 소설 ‘완득이’ vs 연극 ‘Hey! 완득이’
김려령의 소설 ‘완득이’는 2007년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으로 2008년 3월 양장본을 출간해 7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소설 ‘완득이’는 열일곱 소년 완득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으며 다문화가정, 장애인에 대한 편견,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 등 우리사회의 쟁점을 밝고 통쾌하게 그린다. 이 작품은 연극으로도 지난 2008년 겨울 제작돼 이번 공연으로 벌써 8번째 앙코르 공연을 맞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과 움직임, 멀티맨 등을 보강해 한층 눈과 귀가 즐거운 작품으로 거듭났다. 관객들은 책 속의 인물들이 무대에 살아 움직이는 생생함을 맛볼 수 있다. 연극 ‘Hey! 완득이’는 대학로 김동수 플레이하우스에서 2011년 1월 30일까지 공연된다.

 

마리아의작은자매회 에세이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 vs 연극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
책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는 국내 최초로 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한 마리아의작은자매회 수녀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 작품은 1965년부터 지금까지 임종 직전의 사람들, 가족들과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온 활동 사례를 생생하고 담백하게 그려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이 땅에서의 삶을 밝고 가치 있게 꾸려가기를 바랍니다. 임종을 앞둔 이들은 의지와 희망을, 남은 가족과 친지들은 아름다운 추억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책이 올 연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연극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는 후원의 밤이라는 극 중 쇼 형식으로 각색돼 책 속 호스피스 수녀들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책과 연극 사이에 작품 구성이 각색되고, 극적인 부분이 보충됐지만 호스피스와 죽음, 삶에 대한 메시지는 변함이 없다. 연극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는 2011년 1월 16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 vs 연극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가족들의 내면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려내며 150만 독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2008, 2009 최고의 베스트셀러다. 이 작품은 지난 1월 연극으로 재탄생해 무대에 서며 객석 점유율 90%의 기록과 함께 관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 초연 공연과 달리 새로운 스텝, 배우들로 재구성해 더욱 탄탄하고 따뜻한 무대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배우 손숙, 박웅, 김세동, 허수경, 차지연, 김여진 등의 열연은 극의 사실성을 더하며 관객을 더욱 몰입하게 한다. 연극에서도 엄마라는 존재를 보다 인간적으로 접근하고자하는 소설의 메시지가 잘 드러난다. 연극 ‘엄마를 부탁해’는 12월 31일까지 극장 용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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