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통기타에 낭만과 추억을 담아내는 가수 하남석

잔잔하게 울리는 통기타 소리에 가수의 라이브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옛날 미사리 라이브카페에는 낭만과 음악에 취하고자 삼삼오오 몰려들었던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어느새 그 문화가 사라져 더는 낭만적인 음악의 밤을 즐길 수 없다. 이런 7080세대의 아쉬움을 채워주고자 하남문화예술회관은 ‘미사리 콘서트’를 기획, 그 순간만이라도 낭만과 추억에 빠질 수 있도록 한다. 기계로 음악을 만드는 요즘 통기타 하나 달랑 들고 노래하는 가수들을 보면 의아할지 모르겠지만 통기타의 선율에 가수의 목소리가 덧입혀지면 마음속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감동이 스며든다. 미사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수 하남석은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 74년도에 데뷔해서 지금까지 3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노래해 오셨는데, 오래도록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모자란 부분을 채우려는 마음과 활발한 음반 작업을 꼽을 수 있죠. 전 항상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될까’하는 고민을 해요. 좋은 곡을 남기고 싶다는 열망, 이런 것들이 사랑받는 비결 같아요. 늘 좀 더 잘하고 싶고 좋은 곡을 남기겠다는 제 마음을 관객분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음반을 내도 잘 나가지 않아요. 매스컴에서도 7080세대의 음반을 소개하는 코너가 없어요. 신곡을 만들었을 때 알리고 싶어요. 팬들 역시 ‘초심을 잃지 않고 음악을 만드는 구나’하는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해요.

 

▶ 음악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다.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또 자신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기타를 접했어요. 그때부터 팝송 틀어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제 친형이 가수 하남국이에요. 60년도 중반에 노래했죠. 자연스레 그분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하게 됐죠. 음악은 제 삶의 한 부분이에요. 나를 지금까지 꿈꾸게 하고, 에너지를 얻게 해주는 것이죠. 제 삶의 에너지이자 모든 것이죠.

 

▶ 음악과 함께 해온 시간만큼 무수히 많은 곡을 만드셨는데요. 모두 주옥같은 노래지만 그중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3곡 정도만 소개해주세요.


제일 최근에 만든 곡이 기억에 남죠. ‘길 위의 남자’는 노숙자들의 삶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에요. 노숙자들의 삶이 녹아있어 그 노래가 기억에 남아요. 또 ‘애련’이 애틋하죠. ‘애련’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는 노래로 제가 기존에 해오던 장르에서 벗어난 음악이자 비교적 쉽게 만든 음악이에요. 마지막으로 ‘초록의 도시’는 마음속 이상의 도시를 음악으로 표현한 곡이에요. ‘세상이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담았어요. 전 희망적인 노래를 통해 사람들이 꿈을 꿨으면 해요.

 

▶ 미사리 하면 통기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미사리의 문화는 어떤 건가요?


미사리 문화는 7080세대가 젊었을 때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추억과 낭만이에요. 미사리 문화를 통해 젊은 시절의 아련한 향기와 그리움을 나누죠. 미사리 문화는 그 시절의 향수를 공유하는 창구에요. 요즘 유행가들이 많잖아요. 유행에 따라 정체성 없이 흘러가면 자신의 색깔이 없어져요. 미사리는 자신의 색깔로 노래하고, 7080세대의 그리움과 꿈을 공감할 수 있게 해주죠.

 

▶ 하남 ‘미사리 콘서트’에 출연하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런 무대가 있어 더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연습하게 만드는 근원지와 같죠. 제 공연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보면 보람과 뿌듯함을 느껴요. 무대에 설 때마다 ‘좀 더 좋은 노래를 선보여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하죠. 또한 무대를 통해 책임감과 보람을 느낍니다.

 

▶ 대중에게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제 노래 중 ‘그날을 기다리며’라는 곡이 있어요. 평화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죠.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음악을 쓸 때 소재의 폭이 넓어졌어요.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큰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전 대중에게 진정성을 노래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10년 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74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36년이다. 강산이 세 번 바뀐 셈이다. 그 세월 동안 소년은 어른이 됐을 테고, 새싹은 몇 번이나 꽃을 피웠을 테다. 변함없이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꿈꾸길 바라는 하남석은 아직도 창작에 대한 타는 목마름으로 음악을 노래한다. 그의 노래는 곧 나올 음반을 통해, 또 2011년 1월 21일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미사리 콘서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