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귀신을 상대로 사업을 벌이다, 연극 ‘수상한 흥신소’

턱을 괸 채 행복한 듯 미소 짓는 남자와 그런 그의 곁에 꼭 붙어서서 웃음기를 머금고 있는 여자가 눈에 띈다. 둘의 분위기는 온화하며 잔잔한 일상을 떠오르게 한다. 그들의 머리 뒤로 수상한 흥신소라는 제목이 자리하고 있다. 두 남녀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소’자 밑에는 작/연출 임길호라는 이름표를 슬며시 매달아 놓았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의 포스터다. 해맑은 두 남녀 밑에는 파일이 하나 놓여 있다. 파일에는 세 명의 인물 사진이 놓여 있다. 붉은 옷을 입은 남자는 뭔가 억울한 표정이다. 두 손을 턱밑에 받친 여자는 머리를 양갈래로 묶어 귀여운 느낌을 배가시킨다. 다소 머리가 헝클어진 남자는 볼에 잔뜩 바람을 넣은 채 한 곳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개연성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이 세 사람은 무슨 연유로 파일 한 면을 장식하고 있는지 그 사연이 궁금하다.

 

파일 주위에는 갖가지 자료가 늘어져 있고 공간에 공연 정보를 은근슬쩍 흘려 놓았다. 정갈한 포스터는 극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캐릭터의 이미지만 살짝 엿볼 수 있도록 했다. ‘2011! 대학로가 선택한 웰메이드 창작극!’으로 극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연극 ‘수상한 흥신소’는 지난여름 초연돼 관객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은 오랜 고시생활 탓에 백수나 다름없는 상우의 이야기를 담았다. 상우에게는 죽은 영혼을 볼 수 있는 특이한 특기가 있다. 그는 자신이 그리던 만화를 공모전에 제출해 달라고 찾아온 귀신 오덕희와의 만남을 계기로 기발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정체불명의 흥신소를 만들어 영업에 나서는 상우. 과연 그는 귀신을 상대로 사업을 번창할 수 있을까?

 

인기 미드 ‘고스트 위스퍼러’를 연극으로 옮긴 ‘수상한 흥신소’는 임길호 대표의 작품으로 연출부터 극작, 제작 조명까지 1인 4역을 도맡았다. 이 작품은 오는 1월 4일부터 2월 27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