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프리뷰] 다섯 살 이상 모든 이들을 위한 무대, 뮤지컬 ‘고추장떡볶이’

어린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엄마들의 잔소리는 한결같다. ‘안돼!’, ‘하지마!’, ‘여기 꼼짝 말고 있어!’ 통통 튀는 아이들을 제어하기 위한 엄마들의 어쩔 수 없는 행동이다. 하지만 엄마들의 과보호가 사회 이슈로 떠오른지 오래된 현실, 그 모습이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뮤지컬 ‘고추장떡볶이’ 무대 위 비룡과 백호 두 형제의 엄마도 마찬가지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엄마가 다 챙겨줘야 한다. 그런 엄마 때문일까? 비룡과 백호는 늠름한 이름과 달리 유난히 소심하고 겁 많은 형제가 돼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들에게 고난이 찾아온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한 것. 갑작스러운 엄마의 부재는 비룡과 백호에게 당황스럽다. 우리를 보호해주기로 오겠다던 외할머니도 오지 않는 상황, 배는 고프고 밤은 무섭다. 이들의 시간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옛 어른들 말씀에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했다. 비룡, 백호 형제는 스스로 청소, 식사, 등교를 하기 시작한다. 혼자 해본 적 없는 일들이 어디 처음부터 쉽겠는가. 그들은 유통기한 지난 음식들을 서로 버무리고, 떡볶이에 치약과 간장을 넣어버린다. 관객들에게 그 오묘한 냄새가 오롯이 전해지며 음식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비룡, 백호 정말 걱정된다.

 

하지만 그즈음 아이들은 실패를 거듭하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낸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통쾌할 정도다. 엄마 없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비룡과 백호는 자신들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며 행복해 한다. 그리고 급기야는 엄마를 위한 선물을 만들기 시작한다.

 

뮤지컬 ‘고추장떡볶이’는 극단 학전의 어린이 무대2로 독일 그립스 극장의 ‘캐첩 스파게티’를 우리 식으로 번안해 제작했다. 김민기가 번안과 연출을 맡고 비르거 하이만의 음악을 정재일이 편곡했다. 작품은 건반, 어쿠스틱 기타 등으로 구성된 라이브 밴드의 신나는 연주를 들려준다. 공연 뒤에는 컵에 담긴 떡볶이가 제공되기도 한다. 뮤지컬 ‘고추장떡볶이’는 오는 2월 27일까지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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