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맞바람이다, 연극 ‘보잉보잉’

‘보잉보잉’은 8년 동안 최장수 코믹연극으로 관객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보잉보잉’ 2탄  역시 1탄 못지않게 관객동원 수를 자랑하며 장수 연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보잉보잉’ 1탄과 2탄이 압구정 윤당아트홀(관장 고학찬)에서 나란히 공연돼 눈길을 끌고 있다. 1, 2탄 구별 없이 사랑 때문에 진을 빼는 성기와 순성의 모습은 관객으로 하여금 웃음을 선사한다.

 

- 박애주의자 성기!


1탄에서부터 성기는 박애주의자였다. 그 사랑이 과해 많은 여자를 사랑하는 것이 성기의 흠이라면 흠이었다. 그러면서도 성기는 자신의 사랑을 공평하게 삼등분해 세 명의 여인에게 분배한다. 시간도 데이트 장소도 공평하다. 성기의 이 공평한 사랑이 고달파지는 것은 자연재해 때문이다. 아무리 철두철미한 성기라도 자연재해는 손쓸 바 없다. 한번 꼬인 시간은 갈피를 잡지 못할 만큼 뒤엉켜 성기의 목을 옥죈다. 1탄의 관전포인트는 성기의 임기응변과 순성의 기발한 대체능력에 있다. 또 하나 꼽자면 옥희의 능글맞은 말투와 행동이 관건이다. 스토리 라인은 복잡하지 않다. 문제는 바람둥이 성기의 세 명의 연인과 엇갈린 시간에 있다. 엇갈린 시간은 성기와 순성을 혼돈의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이 혼돈은 배우에게는 진땀빼는 상황을 관객에게는 웃음을 제공한다.

 

- 순성의 변신은 무죄


1탄에서 순박한 순수한 모습을 보여줬던 순성이 2탄에서는 성기의 사랑법에 슬며시 눈을 뜬다. 간 크게 성기의 아내 지수와 눈이 맞았다. 1탄에서 성기의 바람이 탄로 나지 않게 도와줬던 순성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는지 지켜보는 것도 2탄의 매력이다. 또 하나 1탄에서는 성기와 순성을 중심으로 극이 흘러갔다면 이번에는 지수도 극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간다. 1탄에서 성기의 바람기에 휘둘리던 지수는 어느새 맞바람을 피운다. 그것도 순성과 말이다. 성기가 나쁜 남자라면 순성은 순진하고 맑은 청년이다.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위태로운 사랑의 줄타기를 하는 지수의 모습은 관객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 부부의 맞바람은 어떻게 종결될지 궁금증이 인다. 1탄에서 성기의 바람을 어떻게 잠재우느냐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면, 2탄에서는 뒤늦게 바람이 난 지수가 어떤 사랑을 택하느냐가 극의 핵심이다.

 

같은 캐릭터를 등장시켜 상황을 달리 제시한 연극 ‘보잉보잉’ 1, 2탄은 거짓말 속에 사랑을 담아 진실한 사랑을 찾아 나선다. 연극 ‘보잉보잉’ 1탄과 2탄은 압구정 윤당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보잉보잉’ 1탄은 오픈런으로, 2탄은 오는 1월 30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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