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칵테일과 사랑은 닮았다, 뮤지컬 ‘앨리스 in 원더랜드’

순백의 포스터 위로 남자들만이 가득하니 이곳이 바로 천국이리라. 5인 5색 각기 다른 매력을 갖춘 이들이 정면을 보고 앉아 혹은 누워 있다. 그들의 시선이 모두 앞을 향하니 꼭 눈이 마주친 것 같아 설레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 포스터는 감히(?) 훈남들의 배를 갈라놓고 글씨를 써놓았다. 온전하고 단단한 속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갈라놓다니! 아쉽고 속상하다.

 

갈라놓은 배 때문에 조금씩 어긋난 하체와 상체가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고 그 사이 포스터를 바라보는 시선은 깨알같이 적혀있는 글에 머문다. “내 마음이 다시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칵테일같은 사랑을 선물합니다.” 식상한 작업 멘트다. 하지만 남자들의 배를 가른 기묘한 분위기와 만나 신선함에 로맨틱한 느낌까지 단번에 전해준다. 이 다섯 남자가 펼쳐가는 마음을 움직일 뮤지컬 ‘앨리스 in 원더랜드’가 기대된다.

 

작품의 배경은 뮤지컬의 제목 ‘앨리스 in 원더랜드’과 같은 이름의 한 칵테일 바다. 그 곳에 있는 다섯 명의 남자들은 칵테일의 다양한 색과 맛만큼이나 각기 다른 사랑과 사연을 가지고 있다. 칵테일과 사랑은 닮았다. 달콤한 맛일 수 있고, 쓰고도 슬플 수도 있으며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맛일 수도 있다.

 

뮤지컬 ‘앨리스 in 원더랜드’는 칵테일의 유래에 따라 현 시대 사랑의 의미를 찾아간다. 작품은 다양한 것들이 모여 한데 어우러져 오묘한 맛을 이뤄내는 칵테일처럼 사랑도 무언가 어우러져 완성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칵테일을 한 잔씩 제공한다. 이는 현장감을 극대화해 배우들과 함께 공감하고 실질적으로 체험하는 극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남자 바텐더들이 만들어내는 칵테일과 사랑을 만날 수 있는 뮤지컬 ‘앨리스 in 원더랜드’는 오는 2월 5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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