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오감을 뒤흔드는 감성코미디, 연극 ‘여행’

낡은 배경, 낡은 글씨체, 늙은 손. 오래된 느낌을 한 번에 전달하는 이 포스터는 좀처럼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코끝 짠한 향수와 그리움, 아득함, 애틋함 등을 떠올리게 한다. 늙고 투박한 손은 한 번에 봐도 노인의 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손은 생기 없이 푸석푸석 하게 건조하다. 윤기도 없고, 아름다움도 없다. 검은 지팡이 하나 간신히 두 손으로 감싸고 버티고 선 노인의 가려진 모습이 저절로 상상된다.

 

지팡이를 짚고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한다. 두 발로 걸어 움직일 수 있는 한 어디론가 걷게 되고 다다르고 싶은 것은 숨겨진 본능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매일매일 삶이라는 긴 여정을 걷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은 죽음이라는 도달점이 있다. 끝을 알고 삶을 여행하는 인간은 어쩌면 가장 슬프고 고독한 존재일지 모른다.

 

연극 ‘여행’은 김대한과 한송이 부부와 김대한의 아버지 치매노인 김만득의 에피소드로 이뤄진다. 위기에 처한 그들에게 운명(?)과 같이 다가온 도둑과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물질 만능주의화가 되어버린 이 시대에서 가슴 뭉클한 절대적이고 위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거대한 우주 속 작은 지구 속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존재감을 돌아본다. 

 

이 작품의 연출은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 죽기 전까지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나라는 존재를 이 세상에 있게 해준 부모와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연극 ‘여행’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큰 별도 결코 이길 수 없는 절대적 사랑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삶의 여행길을 보여줄 연극 ‘여행’은 오는 3월 20일까지 대학로 미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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