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리뷰] 홍콩아트페스티벌 초청작, 챔버오페라 ‘Tree Rhapsody’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쉘 실버스타인의 문학작품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가 있다. 챔버오페라 ‘Tree Rhapsody’는 순수함이 부패와 방관으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현대 도덕성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인 소년은 그의 유년시절의 친구인 나무와 개를 버리고 세속적인 성공을 추구해 떠나고 결국 이것이 그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시기를 알수 없는 옛날에 한 소년이 있었다. 이 소년은 공원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 밑에서 자신의 개와 논다. 그 삶은 행복했다. 아름드리 나무는 소년과 개에게 휴식처가 되어주기도, 강한 바람과 뜨거운 햇빛으로부터 보호를 해주기도 했다. 처음부터 통통 튀는 선율을 대변이라도 하듯 세 명의 솔리스트 중 보이 싱어가 풍선을 튕기기 시작한다. 나무와 개로부터 멀어져 가는 풍선을 따라가다 소년은 결국 떠난다. 이는 평화로운 안식처를 떠나 새롭고 흥미로운 것에 유혹당한 것이다. 그 뒤의 내용은 이러하다. 도시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한 소년이 자신의 방법대로 세상을 살아간다. 성장한 소년은 도시발전을 위한 일로 나무를 잘라낸다. 결국 세속적인 성공을 쫓아 살아가다 죽음 앞에 대면한 소년이 순수함과 하나되며 인간성을 회복한다는 정직하게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총 4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세 명의 솔리스트가 이끈다. 순수함과 유년기, 우정, 진실한 감정을 대표하는 보이 싱어는 1막에서 소년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는 극의 후반부로 갈 수록 무대 밖에서 성인이 된 소년의 잃어버린 기억을 떠올리는 매개자가 된다. 보이싱어를 연기한 헤네시 입은 미성으로 순수한 소년의 정서를 잘 표현했다. 세상 밖의 것에 호기심이 생겨 공을 따라가며 “공”을 외쳐될 땐 무대의 솔리스트라기보다는 소년의 이미지 그 자체였다. 세속적인 성공을 쫒는 평범한 인물로 그려진 테너는 김도형이 맡았다. 국내외 다수 오페라단 주역을 맡은 바 있는 김도형은 1막에선 무대 밖에서 소년을 유혹하는 노래를 하며, 2막에선 성장한 소년, 즉 부패한 세상을 표현한다. 이어 3막에선 인간성이 빠르게 회복하며 마지막 순수를 찾아가는 성장한 소년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 작품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베이스인 함석헌은 이 무대에서 고향, 안정, 권위와 같은 아버지의 모습을 대변했다.

 

챔버오페라 ‘Tree Rhapsody’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TIMF앙상블이 아시아 최대 규모인 홍콩아트페스티벌의 초청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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