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프리뷰] 싸우다가 정든다, 연극 ‘청혼’
미운 정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다. 미워 죽겠다가 어느새 그 대상이 안쓰럽고 가엽게 느껴진다. 그러다 문득 바라본 그 사람의 모습에 이제와는 다른 감정이 싹튼다. 연극 ‘청혼’ 역시 미운 정으로 시작했다 결국 사랑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담았다. 남녀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을 실감나게 한다. 이 작품은 지극히 평범함 사람들의 평범한 사랑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냈다.
연극 ‘청혼’은 이웃사촌으로 지내오던 소시만과 나공주, 남편이 죽어 슬퍼하는 안성녀와 강직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 날 소시만은 말끔히 정장을 차려 입고 용기를 내어 나공주에게 청혼하러 간다. 소심한 성격의 소시만은 남성스러운 나공주에게 청혼은 커녕 땅 문제로 다투게 된다. 청혼을 하러 갔다 되레 싸우고 돌아오는 남자, 소시만은 나공주에게 청혼을 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인다.
너무나 사랑했던 남편이 죽은 지 7개월이 흘렀다. 그런데도 안성녀는 여전히 남편이 그립다.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안성녀 앞에 강직이 찾아온다. 강직은 대뜸 안성녀에게 남편이 빌려간 돈을 갚으라고 한다. 돈이 없는 안성녀는 오늘은 돈이 없으니 다시 찾아올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강직은 돈을 줄 때까지 안성녀의 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남편을 잃고 졸지에 빚까지 지게 된 안성녀는 강직을 어떻게 내보낼까?
아무리 드세고 남성적인 여자라고 한들 자신에게 청혼을 하고자 찾아왔던 남자를 내쫒고 마음 편할 리 없다. 결국 나공주는 소시만을 자기 집으로 데려오고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중 이번에는 개 때문에 싸우게 된다.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이 둘 과연 결혼할 수 있을까? 빚을 갚지 않으면 집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우기는 강직 때문에 졸지에 강직과 한 집에 있게 된 안성녀, 그녀는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급기야 강직은 안성녀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총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안성녀는 결투를 하기 전 강직에게 총 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한다. 그순간 강직은 안성녀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사랑에 빠지는 애매한 순간과 남녀의 심리묘사를 세밀하게 그려낸 연극 ‘청혼’은 김승환과 윤지민의 출연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미운 정으로 시작해서 사랑이 싹트는 모습을 재밌게 그려낸 연극 ‘청혼’은 오는 3월 11일부터 4월 40일까지 압구정 윤당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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