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in] 신비한 그녀, 연극 ‘청혼’의 안성녀!

늘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는 검은 드레스는 그녀의 신비함을 더해준다. 잘빠진 S라인의 몸매, 매혹적인 붉은 입술, 입술 옆에 적당한 크기로 찍힌 검은 점은 그녀의 섹시함을 배가시킨다. 남편을 잃은 슬픔에 스스로를 가두고 사는 연극 ‘청혼’의 안성녀는 매력적이다 못해 치명적이다.

 

신비함으로 자신을 무장한 그녀에게는 지독한 슬픔이 있다. 남편이 죽은 지 7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으며 남편을 그리워하고 슬픔에 잠겨서 산다. 그녀의 드레스 색깔처럼 고요하고 우울했던 날들은 죽은 남편의 빚을 받으러 온 강직으로 인해 산산조각 난다.

 

겉으로 보기엔 차가운 도시 여자의 모습을 한 안성녀는 허점투성이라 더 애틋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조선시대로 치면 열녀문이라도 세웠을 것 같은 정조를 지키며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은 애처롭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강직으로 인해 그녀의 슬픔과 허점이 드러나면서 극은 점점 고조된다.

 

그녀는 사실 많이 외로웠다. 누구라도 자신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길 바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죽은 남편의 빚을 받으러 온 강직과 티격태격 싸우며 어느새 미운정이 들어버렸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에 빠진 것이다. 결투를 신청하는 강직의 제안을 단번에 받아들이는 그녀는 화통하면서도 총 쏘는 방법을 몰라 알려달라고 말하는 모습은 천상 여린 여자다. 이런 안성녀의 모습에 강직은 반하게 되고 사랑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안성녀의 죽은 남편은 살아생전 수많은 여자들과 함께 바람을 피웠다.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안성녀는 남편이 죽어도 한결같이 그를 그리워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깊은 순정과 외로움,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일 때의 수많은 고민들. 그녀는 신비롭고 애처롭게 자신을 숨기고 있었지만 어느 여자와도 다르지 않은 평범한 여자다. 결국 사랑이 전부인 여자. 

 

매력적인 여자 안성녀를 만나볼 수 있는 연극 ‘청혼’은 오는 7월 10일까지 윤당아트홀 2관에서 공연된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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