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운명적인 승려의 선택, 뮤지컬 ‘원효’

새까만 검은색 바탕에 해골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안 그래도 음울한 바탕색인데 내용물로 인해 더욱 우울하다. 그런데 잠깐, 해골의 색이 원래 금색이었나? 해골의 구체적인 모양과 색은 기억나지 않지만 금색은 아니었던 듯한데, 검은색과 금색의 조화가 화려하다. 너무도 독특하게 튀어 쉽게 눈을 떼지 못한다. 무엇을 그려 놓았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색의 배치에 해골이라니. 문득 섬뜩해진다. 

 

해골 위 정신없이 적힌 한자들 역시 보는 이를 한껏 어지럽게 만든다. 그러나 이내 곧 섬뜩했던 기분이 우쭐한 깨달음으로 변한다. 해골 밑 크게 적혀있는 ‘원효’라는 글자 때문이다. ‘원효대사 해골 물!’ 어렸을 때부터 즐겨 부르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도 나온 분이 아니던가. 그제서야 포스터 내용의 모든 것이 이해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해골물 원효대사의 극적 이야기가 2011년 무대에 펼쳐진다.

 

포스터는 흔하디 흔한 공연 날짜와 장소 정보도 감췄다. 조금은 비어 보이기도 한 그 곳에 ‘하이테크’라는 생소한 문자를 적어 놓았다. 제목 이외에 써넣은 글이 출연자, 제작진 등이 아니라 ‘하이테크’라니, 뮤지컬 ‘원효’가 더욱 궁금하다. 

 

뮤지컬 ‘원효’는 ‘하이테크 뮤지컬’을 지향한다. 신라시대를 무대에서 구현해내기 위해 무대 미술은 최대의 효과를 낸다. 최첨단 LED로 황룡사가 등장하며, 원효와 요석공주가 만나는 사랑의 다리 ‘월정교’는 진일보한 무대 기술을 선보인다. 캐스팅 역시 포스터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최강의 뮤지컬 배우들을 자랑한다. 원효 역에는 뮤지컬 배우 강태을과 이지훈이 더블 캐스팅됐으며, 요석 공주 역에는 선우와 김아선이 출연해 원효와의 러브스토리를 선사한다.

 

뮤지컬 ‘원효’는 원효대사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원효대사의 깨달음뿐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 열정적인 사랑 등을 함께 그린다. 김승환 연출가는 “원효는 서기 600여 년 경 삼국통일을 앞둔 격동의 삼국시대에 파계를 불사하고 외로운 신라인들에게 행복과 사랑을 제시했다. 역사는 반복의 드라마다. 원효가 전하는 행복과 소통, 상생은 이 시대의 가장 필요한 화두일지도 모른다. 뮤지컬 ‘원효’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뮤지컬 ‘원효’는 오는 4월 22일부터 6월 12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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