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관객에게 말을 걸다

공연계에 고전 바람이 불고 있다. 고루하기보다는 오히려 신선하고 오래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대까지 이어지는 공감대 형성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보는 각도에 따라, 혹은 어느 작품과 연계하느냐에 따라 전혀 색다른 작품이 탄생하는 것도 고전이 가진 매력 중 하나일 것. 서술이 아닌 대화를 하는 고전 작품들을 공연화해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4월의 두 공연을 살펴보자.

 

연극 ‘푸르가토리움-하늘이 보이는 감옥’ / 명품극단
▶ 2011.04.02 ~ 2011.04.17  
▶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국립극장 매회 전석 매진을 일궈냈던 명품극단이 올해 신작 ‘푸르가토리움-하늘이 보이는 감옥’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연극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본래적 의미에 대한 고민의 장을 제시한다. 동시에 무게감을 지닌 고전 작품의 주제를 통해 고급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푸르가토리움은 연옥의 라틴어로,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서 빌려온 주인공들이 발 딛고 사는 이곳을 단테 ‘신곡’에서의 연옥 이미지라고 설명한다.

 

연극이 쏟아내는 질문들을 김원석 연출(現청강대학교 방송연기학과 교수)은 특유의 역동적이고 시각적인 연출과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신체언어로 풀어낸다.  세계 초연작 ‘푸르가토리움’은 기존 창작희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묵직한 무게감과 신선한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극 ‘영국 왕 엘리자베스’ / 극단 뮈토스
▶ 2011.04.20 ~ 2011.05.01  
▶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2009년 국내초연 당시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2011년 4월, 극단 뮈토스의 연극 ‘영국 왕 엘리자베스’가 다시 돌아온다. 이 작품은 역사 속 인물인 셰익스피어와 엘리자베스를 동시에 등장시키며, 고전적인 연극적 특성들을 활용하여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고찰한다.

 

연극 ‘영국 왕 엘리자베스’는  3시간의 러닝타임과 전원 오디션으로 캐스팅 된 15명의 출연진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오경숙 연출(現우석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은 픽션과 논픽션이 적절하게 배합된 내용과 그 안에 담아낸 철학적인 모습들을 위트 있게 표현하며 지루할 틈 없이 작품을 끌어간다. 원작에서 출발해 국내초연 그리고 번역과 출간, 이제는 단독공연으로 이어지는 ‘영국 왕 엘리자베스’는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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